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셧다운이 최장기간을 경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민주당에 하원을 통과한 단기 예산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미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존슨 하원의장은 셧다운 13일째를 맡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당파적 요구를 철회하고 정부 운영과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데 필요한 예산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 셧다운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존슨 하원의장은 “공화당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연 예산을 마무리하고 다른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인질이 된 것처럼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원 민주당이 임시 예산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차원에서 하원에서 예정됐던 표결을 취소하는 등 셧다운 기간 장기간 하원을 휴회 상태로 유지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35일간의 셧다운이 최장 사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21일간 연방정부가 셧다운됐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존 카터 전 대통령 재임 때 17일간 셧다운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는 의회가 지난 10월 1일 시작된 2026 회계연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필수 기능을 제외한 정부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셧다운이 시작됐음에도 최근까지 문을 열었던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운영하는 박물관과 국립 동물원이 13일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박물관 21개, 연구센터 14개, 국립 동물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안 협상은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공화당은 단기 지출 법안을 통해 11월 21일까지 정부 운영을 이어가자는 입장이다. 공화당 주도로 지난 9월 하원에서 통과한 임시 예산안은 야당 민주당의 반대로 번번이 상원 관문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어떤 예산안이라도 의료보장 강화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 보험료 세액 공제 연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임시 예산안을 우선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선 의회 셧다운 기간에도 민주당 측과 1년 기한의 정식 세출법안이나 기타 법안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존슨 하원의장은 “개별 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물어보면 98.7%는 내가 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새로운 법안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