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까지 이어진 혈투를 승리로 장식하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진출 감격을 누렸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PO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11-2로 완승을 거뒀다.
PO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다 4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해 5차전까지 치르게 된 한화는 원투 펀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를 모두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외나무다리 승부를 승리로 장식,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하며 KS 진출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PO까지 올라온 삼성은 PO 4차전을 이기면서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왔으나 2년 연속 KS 진출을 이루지는 못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불펜으로 변신해 시리즈를 지배한 문동주가 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87표 중 61표(득표율 70.1%)를 획득, 13표를 얻은 팀 동료 문현빈을 제치고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PO 1차전과 3차전에 불펜 투수로 등판한 문동주는 2경기에서 1승 1홀드를 거뒀고,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시리즈 MVP를 수상한 문동주는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한 한화가 KS에 진출한 것은 2006년 KS 준우승 이후 19년 만이다.
지난해 한화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김경문 한화 감독은 NC 다이노스 사령탑 시절이던 2016년 이후 9년 만에 KS에서 팀을 지휘하게 됐다.
1999년 구단 역사상 유일한 KS 우승을 차지했던 한화는 정규시즌 1위 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26년 만의 KS 제패에 도전한다.
한화와 LG의 KS 1차전은 26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팀의 명운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는 5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5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를 펼쳐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올해 정규시즌에 투수 4관왕에 오른 폰세는 PO 1차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홈런) 6실점(5자책점)하며 체면을 구겼으나 이날 무난한 투구를 펼치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폰세는 데일리 MVP도 수상했다.
뒤이어 등판한 와이스도 4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져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PO 2차전에서 4이닝 9피안타 5실점하고 조기 강판한 아쉬움을 덜어냈다.
한화 타선에서는 클린업 트리오의 활약이 돋보였다.
베테랑 거포 채은성이 5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3번 타자 문현빈은 2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고, 독수리 군단 4번 타자 노시환은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11번째 경기를 치른 삼성은 3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체력과 집중력에서 한계를 보이며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앞선 등판에서 ‘가을야구 약세’를 떨쳤던 최원태는 이날은 3⅓이닝 5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흔들려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하지 못했다.
PO 4차전에서 김영웅에 홈런 두 방을 내주고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던 한화는 1회초 선발 폰세가 2사 만루에 몰리면서 안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폰세가 김태훈을 포수 땅볼로 잡고 위기를 넘긴 후 1회말 먼저 2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1회말 손아섭의 우전 안타와 루이스 리베라토의 볼넷, 문현빈의 희생번트로 일군 1사 2, 3루에서 노시환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채은성이 희생플라이를 뽑아냈다.
삼성은 이어진 공격에서 1점을 만회했다.
2회초 선두타자 이재현이 우월 2루타를 날렸다. 한화 우익수 김태연이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고도 판단을 잘못한 탓인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민호의 진루타로 이어간 2사 3루에서 김지찬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포일로 3루 주자 이재현이 홈에 파고들면서 삼성은 1-2로 따라붙었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한화 포수 최재훈이 폰세가 던진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뒤로 빠졌다. 최재훈이 1루가 아닌 홈 송구를 택했는데 공을 받은 폰세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는 이재현을 제대로 태그하지 못해 득점을 허용했다.
다소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며 추격하는 점수를 줬던 폰세는 이후에는 실점하지 않았다.
폰세는 3회초 선두타자 김성윤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디아즈의 강습 타구에 몸을 맞으면서 진루를 허용해 2사 2루에 몰렸다.
이어 삼성 김영웅 타석에서 한화 벤치가 고의4구를 택하면서 폰세는 2사 1, 2루 위기를 이어갔으나 김태훈을 포수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한화는 3회 상대 실책이 겹치면서 3점을 올리고 흐름을 가져갔다.
3회말 문현빈이 좌선상 2루타를, 노시환이 중전 안타를 날리면서 1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후속타자 채은성은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이때 삼성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 도중 2루수 류지혁의 2루 송구가 빗나갔고, 3루 주자 뿐 아니라 1루에 있던 노시환까지 홈을 밟았다. 채은성은 3루까지 나아갔다.
이후 2사 3루에서 김태연의 내야 땅볼 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했고, 3루 주자 채은성이 여유있게 득점했다.
한화는 5회말 문현빈이 구장 우측의 몬스터월을 직격하는 안타를 날린 후 노시환이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려 무사 2, 3루 찬스를 일궜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채은성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한화는 7-1까지 달아났다.
한화는 6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손아섭과 리베라토, 문현빈이 3연속 볼넷을 골라 1점을 추가했다.
삼성이 8회초 이재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한화는 이어진 공격에서 3점을 올려 삼성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8-2로 앞선 8회말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문현빈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해 한화에 10-2 리드를 안겼다.
한화는 노시환의 3루타와 채은성의 중전 안타를 묶어 1점을 보태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