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바젤 미술관이 위작 의혹이 제기됐던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자화상(Portrait de l’artiste par lui-même)을 고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렸다.
29일 아트뉴스(ArtNews)에 따르면 바젤 미술관은 “이번 분석 결과, 작품은 고갱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도적 위조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고갱이 1903년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자화상 중 하나로, 1945년부터 바젤 미술관이 소장해왔다. 그러나 작품이 처음 경매에 등장한 1924년부터 귀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1928년 바젤 전시 당시에도 ‘추정 자화상(mutmassliches Selbstporträt)’이라는 라벨이 붙어 진위 논란이 지속돼왔다.
올해 초 자칭 ‘아마추어 미술 탐정’으로 알려진 파브리스 푸르마누아르(Fabrice Fourmanoir)가 “이 작품은 고갱 사후, 그의 친구 응우옌 반 깜(Ky-Dong Nguyen Van Cam)이 제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이에 바젤 미술관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술관은 베른 예술아카데미 실험실과 협력해 작품의 안료 분석과 방사선·적외선 스캔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사용된 안료는 고갱이 생존하던 1900년대 초반 시기에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확인됐다. “이는 작품이 고갱 생전에 제작됐음을 강하게 시사한다”는 것.
다만 스캔 과정에서 얼굴 일부가 나중에 덧칠(overpainting)된 흔적이 발견됐다. 바젤 미술관은 “이 덧칠은 1918년~1926년 사이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응우옌 반 깜이 수정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의적인 위조의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빌덴슈타인-플래트너 연구소(Wildenstein-Plattner Institute)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해당 자화상은 공식 고갱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é)에 진품으로 등재됐다.
바젤 미술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작품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현재 이 작품은 다시 전시장에 걸려 관람객에게 공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