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일본, 독일 글로벌 완성차 빅 3의 올해 1~3분기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발 관세 압박으로 제조 비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영업이익이 20% 줄었지만, 폭스바겐을 제치고 수익성 격차를 더 벌려 눈길을 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올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대체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 감소했다.
현대차·기아, 매출 증가 불구 영업익 20%↓
현대차·기아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225조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글로벌 판매량도 양사 합계 548만대로 같은 기간 1.5%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7조81억원으로 1년 전대비 20% 넘게 줄었다. 감소폭은 4조36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3분기 10.2%에서 올해 7.5%로 2.7%포인트(p) 하락했다.
미국발 관세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에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폭이 각각 1조8210억원, 1조2340억원에 달해 양사 합산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보였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호조…판매 700만대 돌파
토요타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36조9939억엔(약 34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증가했다. 전 세계 판매량은 714만5000여대로 6.6%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이브리드 강자’라는 평가에 걸맞게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342만대로,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했다. 북미·유럽·아시아·일본 등 주요 지역 전반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토요타 역시 관세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올해 2~3분기에만 1조4500억엔(약 14조 6300억 원)의 관세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며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결과 올 1~3분기 영업이익은 3조1217억엔(약 29조3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0%p 하락한 8.4%에 그쳤다.

폭스바겐, 포르쉐 中 시장 부진에 영업익 급감
폭스바겐의 1~3분기 매출은 2373억 유로(약 395조원)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그룹 내 아우디 등 일부 브랜드의 호조가 포르쉐 등 스포츠 럭셔리 브랜드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억 유로(약 9조원)로 전년 대비 58% 급감했다.
미국 관세와 함께 포르쉐의 제품 전략 재조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이 발생한 것이 주 원인이다.
포르쉐는 최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과 비용 압박이 겹치며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하고, 전동화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및 배터리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대거 반영된 영향이 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자동차 업계가 그동안 중국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탓에, 최근 중국 내수시장 진입이 막히면서 고용 불안 등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이 폭스바겐을 앞섰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 지는 불확실하다”며 “그만큼 자동차 산업 잔빈에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