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시가 운영한다고 보고한 노숙자 임시주거 시설에서 연방 판사가 명확히 “사기”라고 표현할 정도의 중대한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남부 LA 링컨 극장 주차장에 설치된 텐트형 쉘터 운영 실태를 점검한 특별 감시관의 현장 보고가 법정에서 공개되면서 시와 LAHSA의 노숙자 예산 운용이 전면 재검토 상황에 놓였다.
문제의 시설은 어번 알케미가 운영하는 텐트형 쉘터로, 시와의 계약서에는 88개의 침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LA 시는 이를 법원 명령 협약인 로드맵 MOU에 따라 “정상 운영 중”이라고 보고해왔다.
그러나 법원이 임명한 특별 감시관 미셸 마르티네즈가 6월 현장을 불시에 점검했을 때, 텐트는 한쪽 주차장에만 일부 남아 있었고 나머지 44개 플랫폼은 텅 빈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서류상 운영되고 있다던 절반의 침상이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연방 판사 데이비드 O. 카터는 지난 12일 열린 법정 심리에서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이건 사기”라고 단언했다. 그는 시 변호인을 향해 “특별 감시관이 명백한 사기 정황을 보고했는데, 시의 입장은 그녀가 눈을 감아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시가 특별 감시관에게 “로드맵 MOU는 감시 대상이 아니다”라며 권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카터 판사는 “법원의 감독에는 그런 구분이 없다. 감시관의 의무를 제한하려 한다면 이는 사실상 법정모독”이라고 일축했다.
LAHSA 커미셔너 저스틴 즐라사도 문제를 확인한 뒤 충격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230만 달러 예산은 입소자 1명당 한 달 5603달러, 1박 186달러에 해당한다”며 “서류와 현실의 괴리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어번 알케미는 “시의 예산 삭감으로 텐트를 철거했다”고 해명했으나, 축소 운영은 이미 LAHSA가 계약을 갱신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시는 이 시설을 88개 침상 운영 중인 시설로 법원에 보고해왔다.
카터 판사는 이번 사례를 “수년간 지적해온 관리 부실이 사실로 드러난 결정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감사에서도 노숙자 예산 관리 시스템이 불투명하고 사기 위험이 크다는 문제점이 확인됐지만 실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인타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맨해튼 플레이스 일대 공터에 설치된 노숙자 텐트촌 역시 예산 대비 시설 수준이 터무니없이 낮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즐라사 커미셔너는 “LAHSA는 계약서와 지출 문서만 보고 실제 현장을 보지 않는다”며 “이 시스템 전체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반드시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연방 판사가 “사기”라고 지적한 이번 사건은 LA 시와 LAHSA의 노숙자 예산 집행과 관리 체계가 얼마나 붕괴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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