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이튼 캐년 산불 이후 재건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방 기관들이 캘리포니아주와 지방 정부의 인허가 규정을 무력화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이번 주 서명했다. 이 조치는 즉각 개빈 뉴섬 주지사와 LA 카운티 지도자들의 비판을 불러왔다.
이번 행정명령은 FEMA와 중소기업청이 수주 내에 규정을 마련해, 연방 자금이 투입되는 재건 사업에 대해 주 및 지방 정부의 승인 절차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연방 차원의 환경 심사를 신속화하며, 캘리포니아주의 산불 완화 예산을 감사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 같은 조치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가족들이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개빈 뉴섬 주지사는 27일 X를 통해 캘리포니아주가 이미 1,600건 이상의 재건 허가를 발급했으며, 수백 채의 주택이 공사 중이거나 검토 단계에 있고, 심사 기간도 “산불 이전보다 최소 두 배는 빨라졌다”고 반박했다.

“연방 정부는 지역 인허가 속도를 장악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자금을 풀어야 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지역사회에 재건을 위한 돈이 없다는 점입니다,”라고 뉴섬은 썼다.
주지사실이 별도로 낸 성명에서 뉴섬은 연방 정부가 재난 지원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정부가 산불 예방, 인허가 절차 단축, 보험 지원 확대에 투자해 왔다고 강조했다.
주지사 대변인은 산불 이후 지금까지 2,600건 이상의 허가가 발급됐으며, 이는 캠프 파이어 등 과거 대형 재난 이후 1년 시점의 수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행정명령, 인력 지원 보조금, AI 기반 설계 검토 도구 도입을 통해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주지사실은 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험금이 이미 지급됐고, 주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유예와 가격 폭리 방지 조치가 산불 피해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캐서린 바거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역시 재건 지연에 대한 백악관의 인식에 반박하며, 카운티는 이미 자체 인증 프로그램, 모듈형 주택에 대한 간소화된 승인 절차, 사전 승인된 건축 설계안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거는 카운티 허가가 보통 설계 검토 단계에서 30일을 조금 넘게 소요되며, 추가 지연은 건축가, 엔지니어, 시공업체 간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보험금과 긴급 자금이 소진되면서 알타데나 지역이 곧 주거 시설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연방 정부에 주택 프로그램 확대와 장기 재난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모든 생존자들은 삶을 재건할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바거는 말했다.

한편 캐런 배스 LA 시장실도 이번 행정명령을 비판하며, 연방 정부는 지방 인허가를 통제할 권한이 없고, FEMA 자금 집행과 보험 지원을 신속히 하는 것이 피해자 재건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실은 성명에서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이미 450채 이상의 주택 공사가 시작됐으며, 현재 재건 계획 승인 기간은 산불 이전 LA 전역의 단독주택 사업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주택 허가 절차의 70% 이상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이며, 백악관에 보험사와 은행을 압박해 보험금 지급 확대, 대출 상환 유예 연장, 산불 피해자를 위한 특별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시장실은 배스 시장이 지역, 주, 연방 파트너들과 협력해 재건 속도를 높이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정치적 동기가 깔려 있다고 평가하며, 대통령이 재난 지원금 집행과 FEMA 상환 가속화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연방 기관들은 규정 초안과 감사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시한에 직면하게 됐다. 주나 지방 정부의 권한을 우회하려는 시도는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불 발생 1년이 넘도록 여전히 집을 떠나 있는 가족들에게는, 인허가와 자금, 연방 권한을 둘러싼 이번 갈등이 재건 속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팰리세이즈와 이튼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지난 1월 7일 산불 발생 1주년을 맞은 행사에서 주와 시 정부의 사후 조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으며, 보험사 횡포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던 바 있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