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 유일 권력 휘두른 ‘영부인’…자녀들도 각종 비리 연루
드라마 등 ‘이순자’ 이름 못쓰게 하는 횡포도
강남 땅 투기 일삼아 ‘연희동 빨간바지’ 별명
“우리 부부도 5.18 희생자” 주장해 공분 불러
전재국, 출판업계 주물러…비자금 관리 의혹
3남 美서 귀국하면 장례절차…가족장 치를듯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순자 여사와 아들 재국·재용·재만 씨와 딸 효선씨가 있다.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종으로 투병 중이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희동 자택에서 이 여사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로 가던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망인 이순자씨는 부친 이규동 장군(육군본부 경리감) 출신으로 고인이 전속부관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결혼까지 이어졌으며 두사람은 금슬 좋기로 유명했다.
이씨는 한국정치사에서 유일하게 정치, 사회에 적극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한 영부인으로 꼽힌다. 영화, 드라마, 가요 등에 자신과 이름이 같은 인물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의 일화가 전해진다. 또 친인척을 이용한 강남 땅투기를 일삼아 ‘연희동 빨간바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씨는 2017년에는 ‘당신은 외롭지 않나’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는데 “우리 부부도 5.18사태의 희생자”라고 기술해 논란이 됐다. 2019년 1월1일에는 전두환 재판 출석을 앞두고 “내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검찰이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꾸려 재산 추적에 나섰을 당시 이 여사의 남동생인 이창석씨가 구속됐다. 검찰은 이씨가 고인의 비자금을 관리한 인물로 판단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는 미국에서 유학후 1989년 귀훅해 출판업계에 발을 딛었다. 국내 출판사 톱5에 들어가는 시공사 사장을 역임했으나 회사를 매각했으며 1998년 출판물 도소매업체인 북플러스를 설립했다. 이후 고깃집 사업도 하고 있다. 재국씨는 조세 피난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아버지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재국씨는 2013년 전두환 일가 추징금 미납이 이슈가 됐을 때 본인 소유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고 북플러스 지분도 반납하겠다고 했으나 회사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기자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차남 재용씨는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4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납부를 회피해 노역장에 유치됐다. 포항제철 명예회장 박태준의 넷째 딸 박경아씨와 결혼했다 이혼했다. 이후 연기자 박상아와 결혼했다.
3남 재만씨는 동아원 그룹 전 희상 회장의 맏사위로 현재 미국에서 와이너리 사업을 하고 있다. 재만씨가 귀국하는대로 김 전 대통령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딸 효선씨는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는데 편법 임용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부친의 유언에 따라 화장하고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