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 후보자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사실상 사퇴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인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용 후보자는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소임을 미처 다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낙마는 지명 직후부터 이어진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논란에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겹치면서 여론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는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까지 맡겠다는 입장이었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에서 사퇴해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석을 승계하도록 하는 것이 정치권의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인 용 후보자는 자신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이유로 장관이 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을 둘러싼 논란도 거셌다.
박 최고위원이 기본소득당 핵심 당직자로 활동하며 용 후보자와 함께 당직자 임금과 상여금, 공천 등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가족정당’, ‘부부정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신문은 기본소득당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용 후보자 부부가 당직자 상여금과 지방선거 공천 등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용 후보자 측은 정상적인 당내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의 육아휴직 급여 수령 문제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배우자가 법과 제도에 따라 정당하게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일반 노동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급여를 받은 것이라며 부당 수령 의혹을 부인했다.
기본소득당 일부 시·도당 사무실이 당직자의 자택이나 일반 주거지 등에 주소를 둔 사실도 알려지면서 실제 조직 활동 여부와 국고보조금 수령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용 후보자는 법률상 시·도당 주소가 필요해 상근자의 주소를 사용한 것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실사도 거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노동당 시절 활동했던 이른바 ‘언더조직’ 문제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적격성 논란으로 번졌다.
해당 비공개 정파에서 혼전순결과 낙태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교육 자료가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평등 정책을 총괄할 장관 후보자로 적절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용 후보자는 비공개 정파 참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 문제를 느껴 조직 해산에 동의했으며 자신이 혼전순결이나 낙태 금지 신념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거액의 당비 납부와 정치자금 세액공제를 둘러싼 ‘절세’ 논란도 제기됐다.
용 후보자는 약 7년 동안 6억원가량의 당비를 냈으며 이 가운데 약 3억원이 자신의 소득에서 나온 돈이라고 설명하면서 “3억원을 내고 3,600만원을 절세하기 위해 당비를 냈다는 주장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용 후보자 개인의 낙마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판단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 후보자가 지명된 직후부터 의원직 겸직 문제와 성평등 분야 전문성 논란, 배우자가 핵심 당직자로 있는 기본소득당의 운영 방식 등이 잇따라 불거졌지만 대통령실이 지명을 강행하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도 일찌감치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공개적으로 나온 상황에서 지명을 유지한 것이 결과적으로 정치적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경향신문도 지명 직후부터 여권 내부의 난감한 기류와 부정 여론 확산을 전했다.
일부 정치권 분석에서는 이번 인사를 이 대통령의 ‘승부수’가 아니라 오히려 ‘자충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대전일보는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경우 지지율 하락세에 놓인 이 대통령에게 “최악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다른 정치권 분석에서도 이번 개각이 국면 전환은커녕 대통령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초 이 대통령이 1990년생 여성 정치인이자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용 후보자를 전격 발탁한 데는 세대교체와 개혁 이미지를 부각하고 범여권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정작 지명 직후부터 용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겸직 문제가 정국의 핵심 논란으로 부상했고, 결국 여당이 직접 ‘결단’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대통령의 인사 검증과 판단 능력까지 도마에 오르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인물을 과감하게 기용하려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논란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고, 결국 후보자 낙마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것이 ‘자충수 인사’라는 지적의 배경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만 해도 30여분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직접 반박하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불과 사흘 만에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며 직접 결단을 요구하자 결국 후보직을 내려놨다.
용 후보자는 사퇴 회견에서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나타내면서도 “제 부족함에 대한 지적도 하나하나 겸허하게 새기겠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는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다시 물색해야 한다. 동시에 이번 인사 실패가 향후 개각과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남게 됐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