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정부가 수십 년 전 이민기록에 남아 있는 지문까지 대조해 부정하게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자들을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30년 전 추방명령을 숨긴 혐의를 받는 한인 귀화시민권자가 시민권 박탈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연방 법무부 산하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연방검찰은 지난 18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거주하는 한인 케빈 윤상 김(Kevin Yun-Sang Kim)씨를 상대로 시민권 취소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김씨에 대한 소송은 지난 6월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연방법원에 제기됐다.
법무부는 김씨가 1996년 미국에 불법 입국한 뒤 추방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명령에는 김씨가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으로 추방한다는 대체 명령이 포함돼 있었다. 김씨가 자진 출국에 동의했지만 실제로 떠나지 않으면서 추방명령이 발효됐다는 것이 연방 정부의 주장이다.
법무부는 이 추방명령이 유효한 상태였기 때문에 김씨가 합법적인 이민 신분을 취득할 자격이 없었지만, 이후 신분조정과 귀화 과정에서 기존 추방명령을 숨긴 채 영주권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김씨가 신분조정과 귀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 진술을 했으며, 적법한 영주권자가 아닌 상태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귀화 취소를 요청했다.
현지 방송 Queen City News도 법무부 발표를 인용해 김씨가 1996년 추방명령을 받은 뒤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시민권을 취득한 혐의로 시민권 취소 소송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연방 정부가 과거 지문을 이용해 수십 년 전 이민 기록을 다시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셀 퍼거슨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연방검사는 18일 법무부 발표에서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지문을 비교해 신원을 바꾼 뒤 부정하게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들을 찾아내고 있다”며 이런 사례 가운데 일부는 수십 년 전 사건이거나 과거 추방명령을 받은 사람들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과거 종이 형태로 보관되던 지문기록을 디지털화하면서 오래전 다른 이름이나 생년월일로 작성된 이민기록과 현재 신원을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4월 별도의 시민권 취소 사건을 발표하면서 국토안보부(DHS)가 오래된 이민서류에 포함된 종이 지문기록을 디지털화한 뒤 과거와 현재의 서로 다른 신원으로 제출된 지문이 같은 사람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작업은 법무부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과거 지문 등록 프로젝트(Historic Fingerprint Enrollment project)’의 일환이다.
다만 법무부의 18일 발표에는 김씨 사건 자체가 지문 대조를 통해 처음 적발됐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법무부는 김씨를 포함한 시민권 취소 사건들을 소개하면서 연방 정부가 지문 대조를 이용해 과거 신원과 추방기록을 찾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국적법(INA)에 따르면 귀화 시민권이 불법적으로 취득됐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고의적인 허위 진술을 통해 취득된 경우 연방법원은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다.
김씨의 시민권이 이미 취소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연방 정부가 시민권 취소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단계이며 법무부 역시 소장에 담긴 내용은 주장일 뿐 아직 법적 책임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