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부진과 대규모 매장 정리, 대형 가맹점주의 파산까지 겹친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가 이번에는 음악 앨범까지 내놓으며 브랜드 부활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웬디스는 23일 새로운 이모(emo) 앨범 ‘웬디스 파킹 랏(Wendy’s Parking Lot)’을 주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팔던 패스트푸드 체인이 주방을 벗어나 음악 녹음실로 향한 것이다.
웬디스는 공식 발표를 통해 “수년 동안 팬들은 웬디스 주차장을 차 안에서 인생의 감정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뜻밖의 배경으로 이용해 왔다”며 “우리는 그 순간들을 위한 사운드트랙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모두 6곡이 수록됐다.
‘감자튀김은 싫다고 했잖아(She Said She Didn’t Want Fries)’, ‘상처에 소금을 뿌리다(Salt in the Wound)’, ‘선룸이 그리워(I Miss the Sunroom)’, ‘내 인생 최악의 밤, 최고의 콤보 메뉴(The Best Combo Meal on the Worst Night of My Life)’, ‘이건 잠깐의 유행이 아니야, 10조각이야(It’s Not a Phase, It’s a 10PC)’, ‘내 프로스티의 장례식(My Frosty’s Funeral)’ 등 웬디스 메뉴와 이모 음악 특유의 감성을 결합한 제목들이다.
앨범에는 멤피스 메이 파이어의 매티 멀린스, 위노나 파이터의 클로이 키넌, 실버스타인의 셰인 톨드, 블레스더폴의 보 보칸, 스테이트 챔프스의 데릭 디시아니오, 홀리 워스의 캣 레온 등 이모와 팝펑크 계열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웬디스는 특히 이번 앨범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뮤지션들과 제작진이 참여해 정식 음악 앨범으로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총괄 프로듀서 맷 스콰이어는 “이모 음악은 언제나 작지만 크게 느껴지는 순간들에 관한 것이었다”며 “주차장에서 웬디스 프로스티를 먹는 일이 사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그것만이 유일하게 잘 풀렸던 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웬디스의 이번 음악 프로젝트는 최근 회사가 처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웬디스는 낡은 매장과 높은 쇠고기 가격, 치열해진 패스트푸드 경쟁 등으로 수년째 고전하고 있다. 최근 분기 미국 동일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으며, 회사는 올해 미국 내 매장 가운데 최대 358곳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15개 주에서 웬디스 314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가맹업체 메리티지 호스피탈리티 그룹이 지난 17일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메리티지는 웬디스 브랜드 전반이 수년 동안 겪어온 경영 압박이 회사의 재무 상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에도 수익성이 낮은 웬디스 매장 60곳을 폐점했다.
웬디스는 최근 경영 상황에 대해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매장 수를 줄이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음악과 소셜미디어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과 다시 접점을 만들려는 시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웬디스가 음악을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웬디스는 지난 2018년에도 힙합 믹스테이프 ‘위 비핀?(We Beefin’?)’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가 소셜미디어에서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던 웬디스의 ‘공격적 마케팅’이었다면, 이번 이모 앨범은 매출 하락과 매장 폐점, 대형 가맹점주의 파산이라는 악재 속에서 등장했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다르다.
햄버거 체인의 부활을 위해 감자튀김과 프로스티에 실연과 우울의 감성까지 입힌 웬디스의 이색 승부수가 실제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