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부모님이 계세요.”
상담이 거의 끝나갈 때쯤, 조용히 꺼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한국에 계세요. 연세가 드셔서 걱정이긴 한데.”
말끝이 흐려집니다. 거리가 멀어서.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와서.
미국에 자리를 잡고 사는 동안, 한국의 부모님은 나이가 드십니다. 가까이 살면 병원에 모시고 가고, 반찬도 챙겨드리고, 얼굴 보며 안심할 수 있지만, 태평양을 사이에 두면 전화 목소리로 짐작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목소리가 안 좋으신 것 같은데, 괜찮다고만 하시니까요.”
이민 가정이 지고 있는 무게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쪽의 책임을 동시에 지는 것. 미국에서는 아이를 키우고 생계를 꾸리면서, 한국의 부모님 건강과 노후를 마음에 늘 얹고 삽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어느 날 갑자기 지출로 시작됩니다.
급하게 끊는 한국행 티켓. 예상에 없던 병원비 지원. 간병이 길어지면 몇 달씩 오가는 생활. 역이민까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계획에 있던 지출이 아닙니다. 그 순간 미국에서의 재정 계획이 함께 흔들립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내가 아프거나 소득이 멈추는 상황이 오면, 한국의 가족이 바로 도와주기 어렵습니다. 부모님이 가까이 계셨다면 아이라도 봐주셨을 텐데, 그것도 안 됩니다. 가족이 물리적으로 흩어져 있다는 건, 위기가 왔을 때 기댈 곳이 그만큼 적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민 가정일수록 본인의 안전망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주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내가 멈춰도 가정이 버틸 수 있는 준비가 더 중요해집니다. 리빙 베네핏이 포함된 생명보험이 그 준비의 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아플 때 작동하고, 부모님을 도와야 할 때 가정이 흔들리지 않게 받쳐주는 역할입니다.
상담 끝에 그분께 여쭤봤습니다. 부모님은 자주 통화하시냐고.
“매주 일요일에 해요. 근데 요즘은 전화 끊고 나면 마음이 더 무거워요.”
멀리 있어서 더 걱정되는 마음. 그 마음은 죄책감이 아니라 준비로 바뀔 때 힘이 됩니다.
올봄에는 안부 전화에 한 가지를 더해보세요. 부모님의 건강 상태, 그리고 나의 준비 상태. 둘 다 점검하는 것. 그것이 두 나라에 걸쳐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효도인지도 모릅니다.
Madison Lee, 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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