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서 묵과할 수 없다”며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그동안 외교적 표현을 사용하며 수위를 조절했던 이 대통령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우크라이나 측의 대응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포로 송환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요구를 해 합의했는데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한 적이 없다며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한국 정부 설명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송환 협상은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됐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월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 정부가 비공개 합의 위반에 문제를 제기하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에는 그런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 정부는 이를 사실과 다른 ‘허위 공보’로 규정했고, 지난달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초치해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지난달 27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격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남북 간 군사충돌 임박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하는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비공개를 먼저 요구한 뒤 이를 공개하고, 한국이 항의하자 합의 자체를 부인한 데 이어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한 우크라이나의 잇단 대응에 이 대통령이 더 이상 외교적 수사로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사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비하 외무장관은 1일 현지 언론에 이번 갈등을 “사건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며 “외교적 오해 정도로 해두자”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외교장관과 매일 직접 연락하고 있다며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국가이고 이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핵심은 단순한 ‘오해’ 해소가 아니다.
한국 측은 비공개 합의가 실제 존재했다는 점을 우크라이나가 인정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깬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양국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측의 사과를 포함해 발표 형식과 수위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직접 “추가 조치”까지 언급하면서 이제 공은 젤렌스키 정부로 넘어갔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외교적 오해’로 덮을지, 아니면 한국이 요구하는 비공개 합의 위반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에 나설지가 양국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