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들을 중남미로 추방하는 데 선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정박해 있는 500피트 길이의 훈련선과 페리 등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계획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로 확정된 것은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미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국방부 관계자들이 최근 몇 주 동안 선박을 이용한 추방 방안을 논의하고, 유럽 선박업체에도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후보로 거론된 훈련선 ‘골든 베어’는 캘리포니아주립대 해양아카데미의 실습선으로 사용되다 지난여름 30년간의 운항을 마쳤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등까지 배로 이동하려면 며칠이 걸리고, 대규모 경비 인력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자들을 항해 내내 구금할지, 선내 숙박은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 정부는 선박을 이용할 경우 한 차례 운항에 수백만 달러가 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항공편을 이용한 추방보다 비용이 더 들 수 있지만, 국토안보부에 집중된 추방 비용 일부를 국방부로 넘길 수 있다는 점이 검토 배경으로 거론됐다. 국토안보부는 모든 자원을 점검해 효율성을 높이고 납세자 세금을 책임 있게 쓰겠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민세관단속국(ICE) 고위 관리였던 클레어 트리클러-맥널티는 선박에 수백 명을 태우는 방안이 안전과 운영상 큰 부담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해역을 며칠간 이동할 때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사고가 발생하면 어느 나라가 관할권을 갖는지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NYT는 해상 추방이 1950년대 멕시코인 대규모 추방 작전의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당시 탐피코 인근에서 선박 승객 40명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5명이 숨졌다. 멕시코 정부는 이후 악천후와 열악한 선내 시설, 승객 학대 논란 등을 이유로 해상 추방 작전을 중단했다.
<김상목 기자> 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