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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환 외식경영] 구매력이 곧 마진-벤더 관계와 공동구매 전략 

2026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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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환 대표

맛은 주방에서 만들지만, 마진은 벤더와의 관계에서 결정됩니다. 많은 개인식당 경영주들이 식자재비 상승기에 메뉴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는 것만을 해법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자가 지난 30 여 년간 대형 프랜차이즈와 개인식당을 모두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진짜 마진의 차이는 ‘얼마에 파는가’가 아니라 ‘얼마에 사는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개인식당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유는 요리 실력이 아니라 구매력 (Purchasing Power)에 있습니다. 오늘은 개인식당이 프랜차이즈처럼 구매 단가를 낮추는 실전 전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왜 프랜차이즈는 싸게 사고, 개인식당은 비싸게 사는가 

프랜차이즈 본사는 수백, 수천 개의 매장을 대표해 한 번에 대량으로 발주합니다. 이를 MOQ (Minimum Order Quantity, 최소 발주 수량)의 규모의 경제라고 합니다. 벤더 입장에서는 한 트럭 분량을 한 번에 주문하는 고객에게 당연히 더 낮은 단가를 제시합니다. 반면 개인식당은 매장 하나의 수요만큼만 소량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의 식자재를 훨씬 높은 단가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약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를 개인이 바꿀 수 없다고 체념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식당도 ‘연합’과 ‘전략’을 통해 유사한 구매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 단계 : MOQ 의 이해와 공동구매(Co-op Buying) 그룹 결성 

인근의 경쟁 관계가 아닌 비경쟁 개인식당들과 ‘구매 연합체’를 결성하십시오. 예를 들어 한식당,  일식당, 카페가 서로 다른 메뉴를 팔더라도, 공통으로 쓰는 식용유, 쌀, 냅킨, 일회용기, 세척용 화학제품 등은 공동으로 대량 발주할 수 있습니다. 각 매장이 필요한 물량을 취합해 하나의 대형 주문으로 묶으면, 벤더 입장에서는 MOQ 를 충족하는 우량 고객이 되고, 개인식당들은 개별로 살 때보다 낮은 단가를 확보하게 됩니다.

실제로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한인 식당 협회나 상인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공동구매 네트워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이러한 조직이 없는 지역이라면, 인근 식당 사장님 서너 명과 함께 소규모로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개 품목 (식용유,  쌀 등 소모량이 크고 표준화된 품목)부터 시작해 신뢰를 쌓고, 점차 품목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2 단계 : 벤더 다변화 – 한 곳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핵심 식자재는 반드시 최소 2~3 개의 벤더와 관계를 유지하십시오. 하나의 벤더에만 의존하면 편리하긴 하지만, 협상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벤더 입장에서는 ‘이 식당은 어차피 우리에게서만 사니까’라는 안일함이 생기고, 가격 인상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입니다. 

반대로 최소 2~3 개 벤더의 견적을 정기적으로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협상의 기준점 (Benchmark)이 생깁니다. 다만 벤더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품질 관리와 신뢰 관계 형성에 오히려 해가 되므로, ‘주력 벤더 1 곳 + 백업 벤더 1~2 곳’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력 벤더가 갑자기 품절이나 배송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영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이중 안전장치의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3 단계 : 데이터 기반 협상력 키우기 

벤더와의 협상에서 감정적으로 ‘깎아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협상력은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매달 각 품목별 주문량과 단가 변동을 기록하는 간단한 스프레드시트를 만드십시오. 이를 통해 ‘지난 6 개월간 이 품목의 단가가 12% 인상되었는데, 우리의 월 주문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근거를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벤더도 관계 유지를 위해 조정 여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또한 결제 조건 (Payment Terms)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net-30 (30 일 후 결제) 대신, 현금 즉시 결제나 net-15 를 제안하면서 그 대가로 단가 할인을 요청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벤더 입장에서는 대금 회수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 현금흐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는 실제로 자주 받아들여지는 협상 방식입니다. 

볼륨 커밋 (Volume Commitment)도 강력한 협상 도구입니다. ‘향후 6 개월간 이 품목을 월 평균 이 정도 물량으로 고정 발주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하면, 벤더는 안정적인 매출 예측이 가능해지므로 단가를 낮춰줄 유인이 생깁니다. 단,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설정해야 하며, 지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는 점을 유의하십시오. 

4 단계 : 프랜차이즈 방식 벤치마킹 — 매뉴얼화된 구매 시스템 

프랜차이즈 본사가 하는 일을 개인식당 규모로 축소해서 적용하십시오. 프랜차이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승인된 벤더 리스트 (Approved Vendor List)’와 ‘표준 발주 스펙 (Spec Sheet)’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식당도 자체적으로 핵심 품목 10~15 개에 대해 ‘이 품목은 이 스펙, 이 브랜드, 이 단가 기준으로만 발주한다’는 간단한 문서를 만들어 두면, 담당 직원이 바뀌어도 동일한 기준으로 구매가 이루어져 원가 관리의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있으면, 앞서 말씀드린 공동구매 그룹에서도 각 매장이 정확히 같은 스펙의 제품을 요구할 수 있어 협상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스펙이 불명확하면, 공동구매 자체가 품질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5 단계 : 계절별 가격 고정(Forward Contract)과 리베이트 활용 

육류, 수산물, 일부 농산물처럼 계절과 시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은, 성수기 전에 미리 일정 물량을 고정 가격으로 계약하는 ‘선도 계약 (Forward Contract)’을 벤더에게 제안해 보십시오.  대형 유통사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맺는 방식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명절이나 여름 성수기 전, 특정 품목의 물량과 단가를 미리 3~6 개월 고정해두면, 시황이 급등해도 그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원가 구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경영주들이 놓치는 부분이 ‘리베이트 (Rebate)’ 제도입니다. 일부 대형 벤더는 연간 누적 구매액에 따라 사후 정산 형태로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거래하는

벤더에게 이러한 리베이트 프로그램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십시오. 묻지 않으면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이미 지불한 돈의 일부를 돌려받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6 단계 : 지역 상인회와 공동구매 플랫폼 활용 

미국 여러 지역에서는 이미 한인 상인회나 요식업 협회를 중심으로 조직화된 공동구매 네트워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자신의 지역에 이러한 조직이 없다면, 직접 시작해 볼 것을 권합니다. 처음에는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건물이나 같은 상가 블록에 있는 서로 다른 업종의 식당 서너 곳이 모여 소모품 (일회용기, 세척제, 페이퍼타월 등)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레스토랑 전용 온라인 공동구매 플랫폼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여러 지역의 소규모 식당들의 주문을 묶어 벤더와 협상하는 역할을 대신해 주므로, 직접 연합체를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러한 플랫폼을 검토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다만 플랫폼 이용 시에도 반드시 품질과 배송 안정성을 함께 검증해야 하며, 가격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실전 사례 : 구매 전략을 바꾸고 마진을 지킨 식당 

필자가 자문했던 한 한식당은 식용유와 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처음에는 메뉴 가격 인상만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인근의 분식점, 카페 사장님들과 소규모 공동구매 그룹을 결성해 이 두 품목을 공동 발주로 전환했고, 그 결과 단가를 약 8% 낮출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주력 벤더 외에 백업 벤더 한 곳을 추가로 확보해 두었는데, 몇 달 후 주력 벤더의 배송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영업에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원가 구조 개선만으로 순이익률을 눈에 띄게 개선한 사례입니다. 

체크리스트 : 오늘부터 시작하는 구매 전략 점검 

  1. 품목별 단가 기록 시작 

최근 3 개월간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 상위 5 개의 단가 변동을 스프레드시트로 기록하고 있는가?

  1. 벤더 다변화 확인 

핵심 품목마다 최소 2 곳 이상의 벤더 견적을 비교하고 있는가? 

  1. 공동구매 가능성 타진 

인근 비경쟁 식당들과 소모품 공동구매를 제안해 본 적이 있는가? 

  1. 리베이트 및 계약 조건 확인 

현재 거래하는 벤더에게 리베이트 프로그램이나 선도 계약 옵션이 있는지 문의해 보았는가? 

식자재비 상승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입니다. 그러나 그 상승분을 얼마나 흡수하고,  얼마나 손님에게 전가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경영주의 구매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만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편견입니다. 인근 식당들과의 연합, 벤더 다변화, 데이터 기반 협상, 그리고 매뉴얼화된 구매 시스템, 이 네 가지를 실천한다면 개인식당도 충분히 프랜차이즈에 준하는 구매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우선 최근 3 개월간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 상위 5 개의 단가 변동을 확인하고, 다른 벤더 한 곳에 견적을 요청해 보십시오. 그 작은 비교 하나가,  여러분의 마진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한국외식발전연구소 (JASON FMP, LLC) 대표 최종환

The Foodservice Institute of Korea
www.jasonfmp.com
Phone (213) 434-8836 USA
Office  (909) 895-6645 USA
(070) 7883-0941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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