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의 한 가족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떠난 여행이 반려견을 찾기 위한 애타는 수색으로 바뀌었다. 숙소 청소 직원이 문을 열었을 때 밖으로 달아난 반려견이 한 달 넘게 야생에서 홀로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야생 포식자들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계절에 따른 공원 출입 제한까지 다가오면서 구조대는 개를 데려올 수 있는 시간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살 잭 러셀 테리어인 루나는 지난 9월 10일 옐로스톤 국립공원 캐니언 빌리지 지역의 한 숙소에서 실종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SFGATE에 따르면, 루나의 주인들은 반려견 출입이 금지된 노리스 간헐천 지대를 방문하기 위해 루나를 숙소 안에 남겨뒀다. 당시 문에는 ‘방해하지 마시오라는 안내문도 걸려 있었다. 그러나 숙소 청소 직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루나가 밖으로 달아났다고 몬태나주에 기반을 둔 노리스 아크 훈련·구조센터의 케이티 부셰 대표가 밝혔다.
부셰 대표에 따르면 직원들은 겁에 질린 루나를 붙잡기 위해 약 2시간 동안 쫓아다녔지만, 오히려 루나를 주변 야생 지역으로 더 깊이 몰아넣었다. 가족이 숙소로 돌아왔을 때 루나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가족은 일주일 더 공원에 머물며 루나를 찾았지만, 결국 반려견 없이 캘리포니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실종된 지 한 달이 넘은 현재까지 루나는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셰 대표에 따르면 몸무게 약 20파운드인 루나는 캐니언 빌리지 일대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다. 상점 내부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감시 카메라에도 포착됐다.
지난 10월 9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는 실종 당시 착용했던 보라색 목걸이를 그대로 한 루나의 모습이 담겼다.
구조대는 루나가 곰과 늑대, 코요테, 퓨마 등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한 달 넘게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독특한 성장 배경을 꼽고 있다.
부셰 대표는 카우보이 스테이트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루나가 입양되기 전 생애 첫 1년가량을 야생 상태의 개로 지냈다고 설명했다.
이때 익힌 생존 본능이 되살아나면서 루나가 몸을 숨길 곳을 찾고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습성이 사람을 피해 다니게 해 구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부셰 대표는 “루나는 거리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다”며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구조 작업을 이끄는 부셰 대표는 수색 범위를 루나가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으로 좁혔으며, 루나를 안전하게 포획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인도적 포획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단체는 루나 포획 작전과 관련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번 구조 작업에는 자원봉사자와 옐로스톤 국립공원 직원,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참여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청은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서도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 허가를 내줬다.

옐로스톤에서 각종 편의시설과 매점을 운영하는 델라웨어 노스도 수색 인력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부셰 대표는 전했다.
그러나 루나를 포획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곰을 비롯한 대형 포식자가 서식하는 지역인 만큼, 구조대는 먹이를 미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포획 장치를 활용하기 어렵다. 먹이 냄새가 곰이나 다른 위험한 야생동물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의 행동도 구조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루나에게 다가가거나 이름을 부르고, 붙잡으려고 쫓아가면 구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셰 대표는 루나가 생존 본능에 의존하고 있어 놀라게 하면 숲속 더 깊은 곳으로 도망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겨울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옐로스톤 일부 지역에는 이미 눈이 내렸다. 구조대는 계절에 따른 공원 출입 제한으로 이르면 오는 10월 19일부터 구조 작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루나를 구조하지 못하면 혹독한 옐로스톤의 겨울을 홀로 견뎌야 할 가능성이 있다.
부셰 대표는 루나가 살아남을 가능성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지만, 영하의 추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포식자와 마주치는 것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인정했다.
루나의 가족도 구조대와 계속 연락하며 반려견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루나를 목격한 사람은 절대 다가가거나 쫓아가지 말고, 먹이를 주려고 해서도 안 된다.
대신 목격한 시간과 장소를 기록한 뒤 옐로스톤 국립공원(307-344-2643) 또는 노리스 아크(406-946-2825)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 구조 작업에 관한 추가 정보는 노리스 아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