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전역의 슈퍼마켓 수백 곳에서 해커들이 냉장고와 냉동고의 온도를 화씨 122도(섭씨 50도)까지 끌어올리는 초유의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식품이 대량으로 상하고 일부 매장에서는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피해액이 수천만 유로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BBC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검찰청은 전국 주요 식품 유통업체의 냉장 설비를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발생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11일 밤부터 12일 새벽 사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해커들은 냉장·냉동 설비의 원격 제어 시스템에 침입해 자동 해동 기능을 강제로 작동시켰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냉장고 온도가 6시간 동안 섭씨 50도까지 올라갔다.
피해 업체는 프랑스 최대 유통체인 카르푸를 비롯해 앵테르마르셰, 네토, 코페라티브U, 모노프리, 르클레르 등이다.
카르푸는 80개 매장이 공격받았다고 밝혔으며, 앵테르마르셰와 네토는 합쳐서 최소 300개 점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페라티브U도 약 80~100개 매장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며, 모노프리 역시 약 30개 매장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육류와 유제품, 냉동식품 등이 대량으로 폐기됐다. 프랑스 동부 알자스 지역의 슈퍼마켓 2곳에서만 약 27만 유로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테르마르셰를 운영하는 레 무스케테르 그룹의 티에리 코티야르 회장은 프랑스 전역의 피해액이 수천만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격은 덴마크 기업 댄포스(Danfoss)가 공급한 냉장 설비 제어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버보안 전문매체 블리핑컴퓨터에 따르면 해커들은 구형 제어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장비에 침입해 정상적인 냉각 기능을 무력화하고 자동 해동 기능을 계속 작동하도록 조작했다.
특히 문제가 된 일부 장비에는 이미 알려진 보안 취약점이 있었지만 최신 보안 업데이트가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사이버보안청(ANSSI)에 긴급 조사를 지시하고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유사한 공격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격 배후와 구체적인 침입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냉동 설비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을 경우 단순한 전산 장애를 넘어 식품 공급망과 시설 안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