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약혼했던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 대사가 금품 수수와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전격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며느리가 될 뻔했던 길포일에 대해 “내 가족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길포일 대사에게 사임을 요구했으며, 길포일은 약 2시간 만에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케이티 자카리아 백악관 대변인은 “길포일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다”며 “그는 우리 팀에 큰 자산이었으며 앞으로도 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길포일의 사임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잇따라 보도한 비리 의혹에서 비롯됐다.
WSJ과 CBS뉴스에 따르면 길포일은 상원 인준을 앞둔 지난해 7월 공화당 후원자에게 개인 신용카드 대금 10만달러를 대신 납부해 달라고 요청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그리스 정부 관계자에게 미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위협하고, 특정 그리스 에너지 기업의 사업상 이익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국무부 감찰관실도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 연방의원들은 공식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길포일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사임 발표에서 “이러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내 이름과 명예, 청렴성을 강력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도 문제가 된 금전 요구는 과거 연설과 행사 참석에 대한 미지급 보수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이 길포일을 사실상 가족처럼 대했던 관계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내 가족의 일원이 아니었다. 오래전에 내 아들과 사귀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일을 잘했지만 우리가 읽은 내용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그와 직접 대화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포일은 검사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뉴섬과 이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교제하고 약혼하면서 트럼프 일가의 주요 행사에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24년 결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길포일을 그리스 대사로 지명했다.
한때 트럼프 일가의 핵심 인물로 대접받았던 길포일이 비리 의혹으로 외교 무대에서 퇴장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관 인사 검증과 측근 관리 문제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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