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고 루스 배더 긴스버그 대법관의 뒤를 이을 연방 대법원 법관으로 보수 성향의 연방항소법원 판사 에이미 코니 배럿을 지명했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 당선자 지명을 주장해온 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지명을 강행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배럿 판사 지명 사실을 보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이념적 당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배럿 판사를 “법의 공정한 독서에만 근거한” 통치를 할 “타워링 지성”과 “헌법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준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1993년 긴스버그 자신의 지명식을 본따 고안된 깃발무늬 로즈 가든에서 바렛의 교육적, 전문적 배경을 재조명하고 7명의 자녀에 주목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게 “당신은 이 직업에 매우 뛰어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스칼리아의 미망인, 공화당 상원의원, 보수 언론의 여러 인사들이 참석한 이날 지명발표 행사에서 “배럿 판사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똑똑하고 재능 있는 법조인 중 한 명”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이날 배럿 판사 대법관 후보 지명은 미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나온 것으로, 대통령은 다가오는 선거의 진실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그가 질 경우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전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강행한 것이어서 두고 두고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공화당은 상원 인준 절차를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마치겠다는 목표지만 민주당이 배럿 지명에 반대하며 대선 이후로 인준 절차를 미룰 것을 요구해 여야 간 갈등이 예상된다. 배럿 인준 문제는 11월 3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선거전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을 강행하자 반대 의사를 밝히고 대선 이후 인준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상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배럿 인준을 저지하고 새 대법관을 지명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상원은 미국 국민이 다음 대통령과 의회를 선택할 때까지 이 공석에 대해 행동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나는 이번 지명을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성명을 통해 “배럿 판사를 대법원에 지명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미국인들을 십자가에 못박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에 속전속결로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치형 기자>
긴즈버그 후임 논란 가열..카톨릭 배럿 판사, 쿠바계 라고아 판사 급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