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캠 범죄 피해액이 총 77억달러(약 9조3000억원)로 나타나며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러 유형 중 러그풀 유형의 범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러그풀은 개발자가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 한 뒤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잠적하는 형태의 사기 방식이다.
30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체 가상자산 스캠 피해액의 1%에 불과했던 러그풀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에는 전체 스캠 피해 규모의 37%를 차지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했다. 러그풀 사기는 쉽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 토큰을 발행한 뒤 탈중앙화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스캠 수가 증가할수록 스캠의 평균 활동 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자금을 수신한 스캠 수는 2020년 2052개에서 2021년 3300개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평균 활동 기간은 2020년 192일에서 2021년 70일로 대폭 짧아졌다. 이는 스캠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조사관의 역량이 발전함에 따라 스캠 범죄자들이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7월까지 러시아에서 활동한 피니코(Finiko) 폰지 사기에 대한 분석 결과도 담았다. 피니코는 약 19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80만건이 넘는 입금을 통해 15억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을 수신했음을 자체 솔루션을 통해 분석했다. 스캠과 비슷하게 주요 거래소의 피해자의 주소에서 자금을 수신했지만 러시아 기반 자금 세탁자에게도 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 지사장은 “국내에서 ‘진도지코인’과 ‘스퀴드코인’으로 대표되는 러그풀 스캠이 전체 스캠 피해 중 3분의 1가량으로 밝혀졌다”며 “신규 프로젝트의 토큰 또는 코인에 투자할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정보를 면밀히 살피고 제3자의 감사를 받았는지, 개발자 신원이 명확하게 공개됐는지 확인해야 하며 개발자가 지나치게 많은 물량을 갖고 있는지도 꼭 봐야할 요소”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60개국 이상의 정부기관, 거래소, 금융기관, 보험회사와 사이버 보안 회사에 데이터,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리서치를 제공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의 데이터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악명 높은 사이버 범죄 사건을 해결하고, 소비자의 안전한 가상자산 접근을 제공하기 위한 조사, 규정 준수 및 시장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