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케이블 뉴스 채널인 CNN에서 사내 비밀 연애를 숨겼다는 이유로 사장과 부사장이 거의 동시에 퇴진했다. 지난 16일 CNN에 따르면 CNN 모회사 워너미디어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킬라는 앨리슨 골러스트 CNN 수석부사장(49)이 사임한다고 전날 직원들에게 알렸다.
골러스트 수석 부사장은 7살 연상인 제프 주커 전 사장(56)과 비밀 연인 관계였는데 이를 회사측에 공개하지 않아 회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커 전 사장은 앞서 지난 2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퇴사한다고 발표했으나, 골러스트는 당초 남겠다고 했었다. 둘의 관계는 CNN 전 앵커 크리스 쿠오모의 비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쿠오모는 작년 8월 형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주지사 재임 당시 성추행 혐의로 사퇴 압박을 받자, 성추문 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 12월 해고됐다.
워너미디어의 킬라 CEO는 이번 조사를 위해 10만여 건의 문자와 이메일을 확인했고, 40여 명을 인터뷰했는데 그 과정에서 주커 사장의 사내 연애 관계가 드러났다. 최근 저커와 골러스트는 각각 최근 배우자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매체들은 CNN 관계자를 인용해 “NBC 시절부터 20년 넘게 알고 지낸 두 사람이 불륜인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골러스트는 회사의 발표가 나온 15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워너미디어의 오늘 발표는 나에 대한 복수극이자 CNN의 언론 기조를 워너미디어가 마음대로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사임을 결정한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9년 동안 CNN에서 일하며 이곳의 높은 언론 윤리 기준을 지지하고 지켜왔는데, 이렇게 취급되는 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주커 사장은 “크리스 쿠오모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나도 20년 넘게 함께 일한 가장 가까운 동료와 합의 하에 맺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면서 “관계가 시작됐을 때 그 사실을 공개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잘못했다”라고 인정했다. 주커 사장은 최근 몇 달간 자사 간판 앵커였던 크리스 쿠오모를 감쌌다는 비판을 받았다. 크리스 쿠오모는 친형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문 대응에 관여하고 조언한 것으로 드러나 해고됐다.
골러스트 수석부사장은 최고마케팅책임자을 겸임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주커 전 사장의 사임 당시 “제프와 난 20년 넘게 가까운 친구이자 직업상 파트너였다”면서 “최근 사태 동안 우리의 관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적당한 시기에 관계를 밝히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자신은 CNN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퇴진했다.
지난 2003년 볼트닷컴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대상자 가운데 47%가 사내 연애를 했다고 털어놓은데 반해, 8년 뒤인 2011년에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에는 59%가 사내 연애를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직장 내 연애는 미국 회사 내서 증가하고 있고 문제점들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고용주들이 이런 사내 연애가 직장 분위기와 직원 사기를 헤치고 성희롱 소송을 유발할 까봐 걱정하고 있다.
다음은 고용주들이 직장 내 연애에 대해 주의해야 할 점들이다.
1.모든 직장 내 연애를 막으려고 시도하지 마라.
a.직장 내 연애 금지라는 방침을 직원들이 지키게 하기 힘들다. 이런 방침이 있으면 직원들은 사내 연애를 상관이나 동료에게 숨겨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이런 적대 관계는 고용주가 피해야 한다.
b.사내 연애가 직원의 업무수행을 방해하지 않고 직장내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면 고용주가 서로의 동의하에 사내 연애하는 관계를 금지할 수 없다.
c. 캘리포니아주 헌법은 직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노동법 96(k) 조항은 직장 밖에서 근무시간 외에 일어나는 직원들의 합법적 행동을 보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의 행동이 직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이를 금지할 수 없다.
2.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침을 만들고 지켜라. 고용주들은 실제나 잠재적인 이해상충을 유발할 수 있는 사내 연애관계를 제한할 수 있는 방침이나 사전동의 방침 (informed consent policies), 사내 연애 계약 (love contract) 등을 채택할 수 있다.
a.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이해상충은 매니저/수퍼바이저가 부하직원과 연애를 할 때 이다. 이런 관계는 매니저같은 상관의 비즈니스 판단을 흐리게 하고 비밀을 누설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우려하게 된다. 이런 관계는 다른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편파적인 선호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직장 내 적대적인 환경과 성희롱 클레임을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주는 같은 부서나 명령계통에 있는 상관과 부하 직원 사이의 관계를 금지하 는 방침이 필요하다. 또한 이 방침은 사내 연애 직원들이 이해상충을 일으키는 연애 관계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b. 사전동의 방침/사내 연애 계약
캘리포니아주에서 연애 계약서의 법적 효과가 있는 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고용주에게 어느 정도의 보호를 제공할 수는 있다. 이런 계약서는 연애하는 쌍방이 자기들의 관계가 서로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고 그 관계가 그들의 작업수행이나 작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한다. 이 계약서에는 고용주의 반 성희롱 방침도 포함해야 하고 너무 직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3. 반 성희롱 방침을 정하고 지속적인 성희롱 교육을 제공해라.
사내 연애가 안 좋게 끝날 경우 그 중 한 쪽은 사내 연애가 실제로는 사전 동의가 없고 대가를 바랐던 관계라면서 고용주를 상대로 적대적인 직장 환경이나 성희롱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사내 관계에 있지 않은 직원들이 적대적인 직장환경을 유발했다거나 아니면 그 결과로 불리한 취급을 받았다고 소송할 수도 있다. 반 성희롱 방침 뿐만 아니라 수퍼바이저나 매니저들이 2년마다 성희롱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법은 수퍼바이저·매니저만 성희롱 교육을 받도록 하지만 고용주들은 매니저급이 아닌 직원들도 회사 방침을 이해하도록 그들에게도 성희롱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4. 고용주의 신속한 대응
고용주가 회사 방침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시나리오가 발생하거나, 직원으로부터 불평을 들을 경우 이를 신속하게 조사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이런 고용주의 조사는 잠재적인 소송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정보를 찾는데 필수적이다.
이런 조사를 거쳐서 고용주는 신속하게 행동하고 직원의 불평을 해결해야 한다. 고용주는 적절한 사내 방침, 교육, 조사를 통해 자신들을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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