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고국에서의 무대를 잃은 우크라이나 무용수들에게 유럽 국가의 오페라 하우스와 극장들이 임시 거주를 허용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발레 잡지 포인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티 발레단은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 임시 거주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지난 2월23일 프랑스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티 발레단은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프랑스 투어가 끝난 후 수도 키이프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매체들에 따르면 극단 소속 30여명의 무용수들은 파리에 도착한 다음날, 첫 공연이 있기 몇 시간 전 새벽에 휴대전화를 통해 러시아 공습 소식을 들었다. 무용수들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하며 “우리 모두는 충격에 빠졌다.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파리시는 발레단을 돕기 위해 샤틀레 극장에서 임시 거주를 제공하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키이우 시티 발레단도 SNS를 통해 “많은 지지를 보여준 이들에게 영원한 감사를 표한다”며 “우리는 현재 프랑스에서 투어 중이다. 전국에서 끝없는 제의를 받고 있다. 선은 언제나 악을 물리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 폴란드 국립발레단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약 30명의 우크라이나 무용수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발레단에 합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폴란드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현재 약 10명의 댄서가 클래스를 듣고 있지만 더 많은 무용수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크라이나 무용수들로부터 수십 건의 오디션 문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헝가리 국립 오페라 발레단도 우크라이나 무용수들에게 자리를 제안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체코 국립발레단 측도 “우크라이나 무용수들에게 최소한 희망을 줄 수 있는 발레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싶다”며 “매일 요청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던 독일 도르트문트 극장도 무용가들을 위한 훈련 장소를 제공한다.
현재 키이우의 타라스 셰브첸코 국립극장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정부의 명령으로 폐쇄됐고, 리허설은 무기한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국립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은 고국을 지키기 위해 전장으로 향했다.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올렉시 포티옴킨은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무기를 들었고, 발레리나 레시아 보로트니크도 전장에 합류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오페라 하우스 음악가와 스태프들도 예정됐던 공연의 리허설 대신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는데 자원했다. 이들은 모래주머니를 채워 오페라 극장 앞에 바리케이드를 쌓았고, 소총 조립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의 오페라 극장은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