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가 한밤중에 들려온 수상 소식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열린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의 기자 간담회에서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이수지 작가가 선정됐다.
22일 새벽 0시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작가는 “집에서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다가 (수상자로 선정돼) 깜짝 놀랐다”며 “지금 너무 얼떨떨하다. 겸손하게 하는 말이 아니라 후보작으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발표를 듣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고 너무 감사드린다”며 “기쁜데 기쁜 게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다”며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수상 소식을 전혀 예상치 못해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럴줄 알았으면 뭐라도 준비할 걸 그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수지 작가는 두 번의 도전 끝에 안데르센상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이 작가는 지난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같은 부분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번에 수상하게 된 그의 작품 ‘여름이 온다’는 물놀이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1~3악장’을 연결한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이 작가는 앞서 지난달 22일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안데르센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이 작가는 이미 보스턴글로브 혼 북 명예상 수상, 뉴욕타임스 우수 그림책 선정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아 왔다.
이수지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16개국에서 출간된 ‘파도야 놀자’를 비롯해 ‘그림자 놀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강이’ 등 예술성 높은 그림책으로 호평 받고 있다.
한편 안데르센 상은 19세기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념하고자 1956년 만들어진 상으로, 아동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다. 2년마다 아동문학 발전에 지속해서 공헌한 글·그림작가를 한 명씩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에리히 캐스트너와 모리스 센닥,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앤서니 브라운 등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이 이 작가에 앞서 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