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죽기 싫어요. 죽기엔 너무 어리잖아요.”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엄마, 누나와 함께 러시아군을 피해 도망갈 준비를 하던 막심 프랑코(6)가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막심은 결국 러시아군에게 7발의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러시아군에게 무차별 총격을 당한 6세 남자아이 막심이 지난달 26일 엄마 무릎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막심의 손에는 키우던 햄스터 한 마리가 들려 있었다고 한다.
막심 어머니 안나 체첼니츠카(31)도 당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었다. 이에 종이 한 장으로 덮인 막심의 시신은 한동안 키이우 병원 바닥에 방치됐다.
안나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신체적인 부상보다, (아들을 잃었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욱 심하다”면서도 “행복한 삶을 살던 아들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어떤 일을 당했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이틀이 지난 지난달 26일, 사촌 알렉산드르 집에서 머물던 안나 가족은 우크라이나 서부 친척 집으로 피신하기로 했다. 알렉산드르가 살고 있는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 러시아 공습이 점점 격렬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막심은 “엄마, 나 죽고 싶지 않아요. 죽기엔 너무 어려요”라고 말하며 두려움을 내비쳤고, 안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막심을 달랬다.
안나 가족은 우크라이나 검문소 두 곳을 안전히 지났지만, 곧 차를 향해 무차별 폭격이 쏟아졌다. 총알이 어디에서 날아오는지조차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운전하던 알렉산드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10발 이상의 총알을 맞은 알렉산드르 아내는 다행히 주요 장기를 다치지 않아 목숨을 구했다.
안나도 귀 근처 머리에 총을 맞았지만, 치명상은 피했다. 하지만 아들 막심은 차에서 끌어 내렸을 때 이미 죽은 상태였다.
안나는 막심을 안고 울부짖던 중 의식을 잃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첫날 (나는)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했다.
결국 막심의 시신이 병원 바닥에 방치됐고, 한참 뒤 안나의 아버지 무덤 옆에 묻혔다. 안나는 부상으로 인해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아들을 잃은 아픔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안나는 “차창이 투명해서 누구든지 여자와 아이들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왜 우리 가족을 향해 총을 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