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독 겸 프로듀서 방준석(52)이 별세했다.
26일 음악계와 영화계에 따르면, 방준석 감독은 이날 오전 7시께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몇년 전 위암 치료를 받고 극복했으나 다시 재발해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준석은 대중음악계 전설로 통하는 블루스 록 2인 밴드 ‘유앤미블루’ 출신이다. 방준석이 싱어송라이터 이승열과 1994년 결성한 이 팀은 마니아를 형성했다.
정규 1집 ‘낫싱스 굿 이너프'(Nothing’s Good Enough)'(1994), 정규 2집 ‘크라이…아워 워너비 네이션!'(Cry…Our Wannabe Nation!)'(1996), 단 2장의 앨범으로 우리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실력파 밴드로 너무 앞서갔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마니아뿐만 아니라 음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방준석은 1990년대 홍대 앞 문학과지성사 지하에 있던 클럽 ‘블루데빌’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당시 만난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커브 김지연 대표와 인연으로 2018년 대형 음악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에서 ‘라이브 인 콘서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방준석의 스펙트럼은 넓다. 가수 겸 배우이자 화가인 백현진과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 ‘방백(bahngbek)’으로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국립국악원과 김태용 감독이 손잡은 국악공연 ‘꼭두’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고 ‘DMZ 피스트레인(Peace Train) 뮤직페스티벌’도 출연했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음악 감독이다. ‘쌍천만 영화’로 통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과 ‘신과 함께-죄와 벌’을 비롯해 ‘사도’ ‘베테랑’ ‘라디오스타’ 등 한국 영화 수십 편에 참여한 음악감독으로 영화음악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음악상을 휩쓸었다. 최근 주요 영화상을 휩쓴 ‘자산어보’에도 참여해 청룡영화상에서 음악상을 받았다.
장르 불문 다방면으로 작업하는 방준석의 음악원칙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음악 작업에 원칙은 따로 없어요. ‘제가 즐거우면 남도 즐겁다’는 것이죠. 결국은 제 몫이에요.”
펑크 밴드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소셜미디어에 “너무 슬프네요”라고 적는 등 음악계와 영화계가 동시에 추모하고 나섰다. 영화계 인사들도 잇따라 추모하고 있다.
유족으로 모친과 아들 등을 남겼다. 빈소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 미정, 장지 미국 뉴욕주 켄시코 가족공원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