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남미 바하마에서 경비행기 한대가 이륙했다. 승객은 단 2명 뿐이었고, 모든 것이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비행기 세스나 208을 조종하던 조종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2명의 승객들은 당황했지만, 곧 대런 해리슨이라는 승객이 조종대를 잡으면서 위기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했다.
해리슨은 비행기 조종 경험이 없었으나, 항공 교통 관제탑에 연락해 긴박한 상황을 전달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항공기로부터 연락을 받은 항공 교통 관제탑의 관제사 로버트 모건은 11일(현지시간) CNN에 해리슨이 다행히 다른 조종사의 비행을 지켜본 적이 있는, 항공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모건은 해리슨이 “비행기를 어떻게 조종해야 할지 모르겠다. 활주로에선 비행기를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매우 침착하게 행동했다고 전했다.
모건 또한 세스나 208기종은 조종해 바 없어 계기판 배치도가 그려진 그림을 꺼내 해리슨에게 조종법을 단계별로 설명했다고 한다.
모건은 해리스에게 비행기 위치를 물었지만 그는 “눈 앞에 플로리다 해안이 보이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This is brand new video (courtesy of Jeff Chandler) of a passenger landing a plane today at PBIA.
His pilot had passed out, and the passenger with zero flight experience was forced to land the plane.
Team coverage of this amazing landing is on @WPBF25News at 11. pic.twitter.com/jFLIlTp6Zs
— Ari Hait (@wpbf_ari) May 11, 2022
그는 조종석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줄 모르는 해리스에게 비행기를 해안을 따라 북쪽이나 남쪽으로 비행하도록 지시했고, 마침내 보카 러톤 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상공에서 세스나 208의 위치를 찾아냈다.
모건은 해리슨이 가장 넓은 활주로에서 착륙할 수 있도록 당시 비행기에서 13㎞ 정도 떨어진 그 지역의 가장 큰 팜 비치 국제공항으로 안내했다.
모건은 해리슨에게 “날개가 수평이 되도록 잡고 내려올 수 있는지 보고 조종 장치를 앞으로 밀어 아주 느린 속도로 하강하라”고 알려줬다.
모건 등 관제사들은 비행기가 무사히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도록 계속 도움을 줬고, 결국 비행 경험이 전혀 없었던 해리슨은 경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켰다.
모건은 “만점짜리 착륙”이라며 해리스를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눈물이 날 만큼 긴장했다며 “아무도 다치지 않고 상황이 마무리돼 정말 행복했다”고 전했다.
경비행기를 착륙시킨 후 모건은 해리슨을 찾아가 그를 꼭 껴안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자 모건은 “그를 만난 순간은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해리슨은 당장 임신 중인 그의 아내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소식은 항공 오디오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중계됐다. 상황을 접한 다른 관제사들과 조종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착륙을 배우는 데에는 20시간 이상 걸리는 교육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 연방항공청은 성명을 통해 당시 의학적으로 문제를 보였던 세스나 조종사의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