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20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한국 내 동결자금 해제를 재차 요구했다.
IRNA, 메흐르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동결 자금에 대해 “새 한국 정부가 관련된 약속을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 조치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새 한국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보여줄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중앙은행 제재를 강화하며 한국 내 이란 자산도 동결됐다. 묶인 자산은 70억 달러(약 9조500억 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하티드자데 대변인은 미국 때문에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교착 상태지만 자신들은 합의를 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JCPOA 복원 협상 경과에 대해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른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모든 위반 행위와 트럼프식 접근법의 지속에도 (협상의) 열차는 탈선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바람직하고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고 이를 위한 기반이 모두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모든 제재를 해제하고 협상 경로로 돌아온다면 우리도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면서 협상 교착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과 JCPO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고 서방은 이란 제재를 해제했다.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그러나 2018년 JCPOA를 탈퇴한 뒤 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란도 핵활동을 서서히 확대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JCPOA 복원을 위한 협상이 진전을 보였지만 막바지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