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 록밴드 ‘그린데이’의 프런트맨 빌리 조 암스트롱이 미국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최근 공식 폐기한 것과 관련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27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암스트롱은 지난 24일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헬라 메가 투어 공연에서 객석에 “빌어먹을 미국, 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고 소리쳤다.
“너무나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너절한 핑계를 대는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앞으로 며칠 동안 당신들(영국인들)은 나를 더 마주할 것”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린데이의 대표 앨범은 ‘아메리칸 이디엇'(2004). 그 유명한 기타 리프를 갖고 있는 첫 트랙인 ‘아메리칸 이디엇’의 첫 소절은 “바보 같은 미국인이 되기 싫어(Don’t wanna be an American idiot)’다. 그 만큼 암스트롱과 그린데이는 미국 보수적인 사회에 반기를 들어왔다. 펑크는 그 저항의 상징적 도구였다. 암스트롱은 “펑크 록은 단지 음악만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앞서 지난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1973년부터 49년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다. 50개 주정부가 독자적으로 낙태권 존폐 결정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암스트롱 외에 주로 진보적인 미국 팝 뮤지션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출연한 피비 브리저스, 빌리 아일리시, 켄드릭 라마,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이 이번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비난했다. 특히 로드리고는 객석을 향해 “‘낙태권 폐지’로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힙합 가수 첫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21세기 시인’으로 통하는 켄드릭 라마는 글래스턴 페스티벌 마지막날 헤드라이너로 나서, 가짜 피로 흠뻑 젖은 가시 왕관을 쓴 채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신이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강력한 여성권리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