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염병 학자들은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코로나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인의 58%가 지난 2월까지 감염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매주 10만명 가량이 추가로 감염됐다. 그러나 증상이 없거나 감염되고도 진단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례들이 많다.
감염된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잘 쓰고 건강해서 면역체계가 잘 작동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일의과대 세균학자 셀던 캠벨 교수는 코로나 감염자의 90%가 혈액에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다고 밝혔다. 이는 감염자의 10%가 감염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캠벨 교수는 “감염되고도 항체가 없는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검사로는 체내의 항체가 감염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백신 접종으로 인한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 현재의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검사는 바이러스 껍질을 구성하는 핵산으로 감염여부를 판별하기 때문이다. 접종과 감염에 의한 항체를 구분하는 검사법도 있으나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CDC와 식품의약국(FDA)는 항체 검사를 권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검사가 감염됐든지 아니면 백신을 접종했는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항체에 의한 면멱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일부 사람들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 요인들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연구 중이다. 뉴욕 와일코넬병원 임상유전학자 스티븐 립킨은 “감염 뒤 널리 확산시키면서도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고 쉽게 감염되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에 취약한 사람들의 유전적 특징을 연구하고 있다.
또 코로나 감염이 코로나에 대한 면역반을을 촉발하는 환자의 유전자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도 있다. 허파의 세포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지도 추적한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코로나를 이겨내는 능력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면역학자들은 특정 병원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코로나를 포함한 다른 병원균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는 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달의 면역학 저널에 실린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발생 이전에 장과 피부에 T세포가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를 잘 이겨낸 것을 밝혀냈다.
또 팬데믹 이전 특정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사람들이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가진 사례도 있다고 미네소타 의과대학 스티브 제임슨 박사가 밝혔다.
그는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항체가 줄어들고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감염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을 접종하거나 감염으로 항체가 있는 사람도 다시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그것 만으로 무적이 될 순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