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가 올해 베니치아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베네치아영화제 사무국은 26일 제79회 공식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열어 경쟁·비경쟁 부문 등 초청작을 발표했다. 김 감독의 새 영화로 소개된 ‘Call Of God’은 비경쟁 극영화 부문(OUT OF COMPETITION–Fiction)에 이름을 올렸다. ‘Call of God’은 우리 말로 ‘신의 부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한국영화로 분류되지 않고, 에스토니아·키르기스탄·라트비아 영화로 분류됐다. 이들 나라는 김 감독이 2018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사건에 휘말린 뒤 도피 생활을 한 곳들이다.
다만 ‘Call of God’이 어떤 영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황상 김 감독이 이들 나라를 떠돌면서 촬영한 작품일 것으로 추측된다. 베네치아영화제 측은 ‘Call of God’을 소개하면서 “김 감독이 이 영화를 에스토니아에서 촬영한 뒤 편집을 시작하려던 차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토니아 감독이 이 영화를 완성해 베니치아영화제에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 영화를 완성한 에스토니아 감독이 김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베네치아영화제는 김 감독 영화엔 자넬 세르가지나라는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 배우와 키르기스탄 배우 아빌라이 마라토프가 출연했다고 명시했다. 영화제 측은 “김 감독은 황금사자상을 받은 감독”이라며 “그를 기리기 위해 이번 작품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2년 영화 ‘피에타’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베네치아·베를린에서 모두 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기도 하다.
한편 김 감독은 2018년 배우와 스태프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이후 출국했다. 그는 유럽의 구 소련권 국가를 떠돌며 생활을 하다가 2020년 12월11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사망했다. 올해 베네치아영화제는 다음 달 31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