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고생했던 가려움증이 2개월 만에 거의 좋아졌습니다. 목욕 대신 샤워를 3일에 1번 간단히 하고 비누도 더러운 곳에만 사용하면서 하루에 3번씩 보습제를 충분히 발랐어요. 가습기도 하루 종일 틀어놨습니다. 절대로 긁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그렇게 약을 먹고 연고를 발라도 가려움증이 좋아지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쉽게 좋아지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몸에 좋다고 해서 몇 달째 먹어온 오메가3가 가려움증의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메가3를 끊고 한 달이 지나고부터 가려움증이 없어졌습니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반드시 있다. 가려움증에서 벗어나려면 정확한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약이나 연고로 가려움증을 억누르는데 급급하면 가려움증이 재발하기 마련이다.
건조한 피부는 가장 흔하고 중요한 가려움증의 원인이다. 피부가 건조하면 표피 안으로 신경이 자라 들어오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가려움증이 시작된다. 이 때 긁게 되면 가려움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최근 ‘가려워서 미치겠어요’라는 책을 펴낸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때를 밀거나 비누질을 자주 오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피부에 기름막을 형성하고 있는 각질층을 밀어내게 돼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워진다”고 말했다.
약물이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가려움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복용하는 약물 중 몇 달 정도 중단해도 큰 문제가 없을 약물들은 중단하는 것이 좋다. 어떤 약이든 가려움증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만 약을 함부로 끊었다가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약을 끊을 수 없다면 임시로 비슷한 효능의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려움증이 시작됐다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에는 유효성분 뿐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첨가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성분들이 들어가 있다. 이런 성분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가려움증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피부발진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가려움이 심하다면 복용 중인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2~3개월 정도 중단하는 것이 좋다.
‘현대인의 병’인 스트레스도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뇌세포에는 뇌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종의 마약 성분인 오피오이드가 정상적으로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오피오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뇌에서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더 가려운 피부질환이 생긴다. ‘만성단순태선’이 대표적이다. 장기간 긁어서 피부가 두꺼워진 상태(태선)가 되면 가려움증은 점점 더 심해진다. 초기 원인이 무엇이든지 약간 가려운 것을 참지 못하고 계속 긁으면 피부는 점점 두꺼워지고 그 부위는 점점 더 가려워진다. 두꺼워진 피부에 긁어서 상처가 생기거나,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나거나, 딱지가 앉게 된다.
정 교수는 가려움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정 교수는 “가려움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설마 이런 것이 가려움증을 일으킬까 생각될 정도로 예상하기 힘든 원인도 있다”면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인을 발견해 없애야만 가려움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려움증 원인을 찾기 위한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1. 피부가 건조하다.
2. 보습제를 제대로 바르지 않는다.
3. 피부가 노화됐다.
4. 폐경이 됐다.
5. 때를 민다.
6. 비누질을 매일 한다.
7. 비누질을 오래 한다.
8. 집 안 습도가 50% 이하다.
9. 집 안이 너무 덥다.
10. 잘 때 이불 속 온도가 높다.
11. 복용하는 약물이 여러 종류다.
12. 비타민제를 비롯한 영양제를 복용 중이다.
13. 건강기능식품을 복용 중이다.
14. 어떤 음식을 먹으면 가려워진다.
15. 피부질환이 있다.
16. 내과질환을 치료 중이다.
17.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다.
18. 손을 자주 닦는다.
19. 피부 감각이 변화됐다.
20. 자주 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