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키팍스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가 1주일 간격으로 20%씩 증가하는 빠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백신을 접종 후 ‘돌파감염’ 사례까지 보고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 수는 지난 18일 4만명을 돌파한 뒤 19일 기준 4만1269명을 기록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 통계 기준으로 현재까지 89개국에서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이 가장 많은 1만4050명의 확지자를 보고했다. 스페인(5792명), 브라질(3656명), 독일(3266명), 영국(3201명), 프랑스(2877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7일간 일평균 확진자 규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1일 64명 수준이었던 일평균 확진자 수는 7월1일 310명, 8월1일 883명으로 급등한 뒤 8월 중순까지 800~9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감염 건수가 일주일 간격으로 20%씩 늘고 있다며 빠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확산 억제를 위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자문드 루이스 WHO 멍키팍스 기술책임자는 “일부 돌파감염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정보”라면서 “이는 백신이 어떤 상황에서든 100%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처음부터 이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동물에서 사람으로, 또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질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되는 사례도 보고되면서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이 감염될 경우 원숭이두창이 종식되지 않고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서 더 오래 남아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의학 전문지 랜싯이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동거하는 두 남성이 멍키팍스에 감염됐는데, 이들이 병원에 다녀간 후 12일 만에 반려견인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에게서 증상이 발견됐다. 이 반려견은 남성들과 유사한 피부 병변 증상을 나타냈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남성은 이 개와 같은 침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와 긴밀한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확진자들은 동물을 껴안거나 쓰다듬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며 “유증상자와 밀접 접촉한 반려동물들은 가장 최근 접촉을 기점으로 21일 동안 다른 동물들, 사람들로부터 격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개 이외의 반려동물도 원숭이두창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로리 텔러 미국 수의학협회 회장은 “실험 결과 토끼와 쥐도 구강과 비강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원숭이두창의 징후가 나타났다. 어린 토끼도 다른 토끼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양이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감염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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