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이 몇 달 동안 이룩한 의회에서의 예산안 통과 등 치적을 내세우면서 25일 민주당의 한 후원회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공화당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AP는 메릴랜드주 로크빌에서 이날 열린 민주당 후원 집회의 개회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이념을 “준-파시즘”이라 규정하고 트럼프시대의 매가(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를 빗대 ‘울트라 매가 당’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 보좌관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비교적 민주당의 안전지대인 워싱턴 교외의 행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민주당의 그 동안의 정책 승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연사로 나섰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오랫동안 싸워왔던 국가 재건 인프라와 보건복지 예산안 통과의 승리에 힘입어 초당적 총기규제법 합의, 기후변화 대책, 국내 첨단기술산업의 재건 등 관련 입법들이 민주당 단독의 투쟁으로 이룬 성과라는 것을 그는 강조했다.
특히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던 공화당이 민주당과 어떤 식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가에 대해 바이든은 공격적 발언을 내놓았다.
불과 몇 달전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민주당의 법안들이 의회에서 발목을 잡혀 바이든의 인기도가 떨어질 때에 비하면, 대법원의 낙태합법화 번복 이후의 국민적 반발과 이 번 여름의 민주당의 선방으로 전세가 역전된 것으로 AP통신은 분석했다.
바이든의 지지도는 여전히 낮지만 민주당의 세력회복으로 중간선거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민주당의 바이든 캠프 여론조사전문가 존 앤잘론은 ” 바이든 대통령 덕분에 민주당의 입지가 호전되었다. 하지만 등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의 세기는 아직 미풍에 불과하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러면서 태풍급의 맞바람이 사라진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날 현지의 부유한 독지가의 저택에서 열린 모임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민주당 기초 선거 승리기금을 위한 자금으로 100여명의 기부자로부터 1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날 모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학자금 융자에 대한 탕감과 연기에 대한 오랫동안의 공약 실천을 발표한지 하루 뒤에 이뤄졌다.
공화당은 이를 편파적이고 불공평한 정책이라며 대학에 가지 못하거나 빈곤층에게는 혜택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트럼프 시대의 매가(MAGA)당 보다 더한 “울트라 매가”당이라고 공격하면서 사사건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고 트럼프의 2020년 선거에 관한 가짜 주장을 줄기차게 계속하는 파시즘 정당이라고 공세를 높였다.
“극단적인 매가당의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트럼프 뿐 아니라 공화당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준 파시즘과 같은 이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바이든은 말했다.
associate_pic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참전용사 유해 물질 피해 보상법'(PACT)에 서명 후 2년 전 암으로 숨진 히스 로빈슨 병장의 딸 브리엘에게 펜을 선물하고 있다. PACT 법안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복무하면서 쓰레기 소각장의 독성 물질에 노출된 참전용사와 그 가족에게 의료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2.08.11.
백악관이 카린 쟝피에르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의회의 공화당 세력과 그들의 극단적인 매가 당 주장은 부자감세등으로 부호들과 기업만을 비호하고 서민들의 건강보험등 권리를 빼앗는 그들의 이념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발의한 각종 정책은 공화당 의원들의 극단적인 매가당적 제안에 대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낙태 불허 판결 이후로 민주당에는 기부금과 지원금이 쇄도하기 시작했으며 공화당의 텃밭인 허드슨 밸리 지역을 비롯한 경합지역에서도 민주당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낙태법 판결에 대항해서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온 민주당의 얼스터 카운티 출신 하원의원 후보 팻 라이언은 공화당의 마크 몰리나로의 우세를 뒤집고 승세를 굳혀가고 있다.
이런 변화로 민주당 의원들은 하원에서 공화당이 압승하기는 어려운 추세라고 판단하고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지역구에서 선전을 해온 후보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더 많은 득표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트럼프의 열렬한 추종자로 손쉽게 승리를 차지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조지아주, 애리조나주의 공화당 후보들이 이번 선거의 경선에서도 쉽게 공화당 최종 후보로 낙점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따라 백악관의 ” 더 나은 미국을 건설하기 위한 투어”( “Building a Better America Tour)를 진행하면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그 동안의 불리한 상황이 반전되어,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연설을 사양하던 후보들도 이제는 그를 선거운동의 자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전 루이지애나주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현재 바이든대통령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담당 보좌관인 세드릭 리치먼드는 “그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일만 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는 여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내가 후보라면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차량 앞에 써붙이고 대통령을 나의 첫 번 후원 연설자로 모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