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지난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화만 냈을 뿐 의미는 없었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미 대통령 연설은 대부분 잊혀진다. 1789년 이래 역대 미 대통령이 한 수천번의 연설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많지 않다. 초대 워싱턴 대통령의 퇴임연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대통령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 레이건 대통령의 베를린 장벽 연설 정도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대통령 연설이 시대적 요구를 잘 담아내야만 한다는 걸 보여준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히틀러와 무솔리리에 맞서 국민들에게 호소했고 레이건은 소련이라는 “악의 제국”을 상대로 그랬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MAGA(‘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공화주의가 같은 정도의 민주주의에 대한 핵심 위협이라고 근심많은 2학년생처럼 굴었다. 그는 바로 다음 날 트럼프 지지자들이 나라에 대한 위협은 아니라고 말해 자신의 주장을 뒤집었다.
정말 볼썽사나운 일이다. 그렇지만 큰 위협은 아니며 웃음거리일 뿐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기억되지 않고 그의 연설 배경에 해병대를 등장시친 채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불러) 정치적으로 활용한 일과 독립기념관의 웅장한 정면을 장식한 네온 불빛이 사창가 유곽 입구처럼 보인다는 점이 회자되는 건 분명 한심한 일이다.
더 심각한 건 그의 말투였다. 침착한 어조로 미국인들의 삶이 안정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던 온화한 사람은 어디가고 미국의 상상속의 파시즘 군대로부터 구하겠다며 만화 주인공처럼 굴었다.
MAGA Republicans in Congress look at the mob that stormed the United States Capitol on January 6th not as insurrectionists but as patriots.
That is not who we are. pic.twitter.com/46QGmrScGt
— President Biden (@POTUS) September 3, 2022
바이든은 이번에 진지함이 아니라 분노를 생각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 내 모두가 버럭 화를 낸다고 도움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그가 불평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두드러지게 할 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보좌관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한 대통령이 발언을 두고 “분노와 에너지를 분간하지 못하고 그랜 토리노의 클린트이스트우드처럼 굴었다”고 트윗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입법에 성공하고 휘발유값이 떨어졌음에도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적을 나쁜 것을 넘어 사악하다고 포장해 유권자들이 자신보다 정적들을 더 미워하도록 만들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전례는 많다.
대통령이 분기탱천해 있고 모두에게 이를 알리고 싶어하는 대통령인 것이다. 지난 7월에도 바이든은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들”을 향해 “구매가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다”고 분통을 터트리는 트윗을 했다. 대통령은 또 그가 임신중절을 불법화한 대법원 판결에 분노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어 한다. 심지어 백악관 직원들에게 자신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문제 발언을 지지하지 않고 주어담으려만 한다며 짜증을 낸다는 보도도 나온다.
곤란한 질문을 해대는 기자들에게 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가를 질문한 기자에겐 “멍청한 개자식(stupid sun of bitch)으로 불렀고, 2024년 대선에 자신이 아닌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답한 민주당 지지자가 3분의 2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묻는 기자에겐 “제대로 알고 물어라, 잭. 모두 똑같은 놈들”이라고 했다. 지난 6월 AFL-CIO(미 노동총연맹) 총회에선 자신이 대통령직 수행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모두를 향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거짓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더 잘 살고 있지 않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바이든 대통령이 화를 내는 건 문제가 아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현재 벌어지는 일들에 분노하며 문제가 해결되길 원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씩씩대기만 한다. 휘발유값 급등,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남부 국경지대의 혼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굴욕적으로 혼란스러운 철수 등 문제가 계속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그가 대통령직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맥베스는 인생이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다. 시끄럽고 정신없지만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조 바이든이 투덜거리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면 그가 내는 시끄럽고 정신없는 소리는 어떤 미국 대통령도 동의할 수 없는 걸 뜻한다. 바로 무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