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여성이 생후 15개월 된 아기를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호랑이와 싸우다 중상을 입었다.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의하면, 아르카나 초드하리와 그의 아들은 지난 일요일 마을 근처에서 산책을 하던 와중 벵골호랑이의 습격을 받았다.
수풀 속에 도사리고 있던 호랑이는 모자가 앞을 지나가는 순간 순식간에 아이를 덮쳐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했다. 그 순간, 초드하리는 호랑이를 아이에게서 떼어놓기 위해 맨손으로 호랑이에게 달려들었다. 호랑이는 초드하리가 끼어들자 그의 몸통을 물었다. 초드하리의 비명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왔고, 호랑이는 도망쳤다.
초드하리와 그의 아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사는 아이의 경우 다행히 머리가 긁힌 정도의 경상에 그쳤지만 초드하리는 이빨에 폐가 관통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습격이 벌어진 로하니아 마을은 인도 반다브가르 호랑이 보호구역의 외곽에 있다. 로하니아 마을과 같은 보호구역 주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야생동물의 공격은 인도에선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인도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맹그로브 숲인 순다르반스 인근에서는 매년 5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호환을 당한다. 일주일에 약 한 명꼴이다.
인도에 서식하는 벵골호랑이는 한때 밀렵과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자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위시한 남아시아 국가들이 벵골호랑이 보호에 나섰다. 남아시아의 야생동물 보호지역은 2014년 692곳에서 2020년 기준 860곳까지 늘어났다. 벵골 호랑이는 이러한 정부의 보호정책 아래 2020년 기준 3천여 마리의 개체수를 기록했다.
멸종위기종이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갈등 또한 격화되고 있다. 인도에선 초드하리처럼 호랑이의 습격을 받는가 하면, 코끼리 떼가 키우던 작물을 짓밟거나 먹어 치워버리기도 한다.
인도 산림청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민가에 침입하는 호랑이를 식별하고 잡아들이는 일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의 고위 관료 또한 호랑이가 보호구역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더 많은 안전장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로하니아 마을 사람들은 밤에 외출할 수가 없으며, 호랑이뿐 아니라 표범과 같은 타 육식동물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