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을 ‘외교 대재앙’으로 평가하며, 문제 원인을 점검하고 미국 의회에 직접 사과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6명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가장 중요한 최초의 외교 무대 현장이었다. 한미 정상회담 48초 동안에 무엇이 이뤄졌을까 국민들이 굉장히 걱정했다”면서 “(이후) 입에 담기 어려운, 정상이 할 수 없는 막말을 아주 가볍게 던져냈다. 이후 벌어질 국제외교 상황에서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대참사를 넘어선 대재앙 수준의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상대국을 방문하면서 상대국 대통령에게 입에 담기도 어려운 상스러운 소리를 하는가 하면, 상대국 의회를 욕설로 부르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또 “대통령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어떻게 생각했으면 다른 나라의 대의민주주의 기관인 의회를 그렇게 참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전기차와 배터리, 바이오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한·미·일을 전략적 동맹으로 격상하는 등은 정치적 수사에 그친 것”이라며 “오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뒤통수를 치는, 동맹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에 대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회 외통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이번에 불거진 외교 문제 등과 관련해 현안질의 등의 대응책을 검토하는 한편, 미국 의회에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재정 의원은 기자회견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현안질의는 물론이고 정부 관계자와 당장 여러 가지를 점검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과 성명 발표는) 국회 단위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속히 협의를 통해 입장을 발표할 수 있다면 빨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겠다”면서 “대통령이 친 사고일지라도 국회로서는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감이 무거운 상황이다. 어떤 것도 마다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