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특정 병원을 방문한 8000명의 시민은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공격적인 폐암’ 선고를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보낸 병원은 한 시간 후 해당 문자가 ‘크리스마스 축하 문자’였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29일(현지시간) 영국 동커스터에 있는 아스케른 병원의 ‘암 선고’ 문자에 대해 보도했다. 아스케른 병원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8000명의 번호로 전이가 우려되는 공격적인 폐암에 걸렸으니 관련 양식을 작성해달라는 문자를 일괄 전송했다.
문자를 받은 8000명의 방문객 중에는 실제로 암에 걸렸거나, 암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얼마 전 폐암 검사를 받은 크리스 리드(57)의 아내는 잘못 전송된 문자를 확인한 이후 대성통곡했다가, 정정 문자를 보고는 넋을 잃었다. 크리스는 “병원은 20분 만에 ‘당신은 폐암에 걸렸습니다’를 ‘메리 크리스마스’로 뒤집어놨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는 자신 뿐 아니라 공포에 질린 수많은 환자가 아스케른 병원에 문의하는 통에 문자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스케른 병원은 잘못된 문자를 보낸 지 20분 만에 정정 문자를 보냈다. 정정 문자에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선 문자는 잘못 전송된 것이며, 원래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축하하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번 없이 111번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스케른 병원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행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시민들 역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역시 문자를 전송받았다는 칼 체크윈은 “원래 그 문자를 받아야 했던 사람은 당연히 정정 문자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 믿고 싶다. 만약 병원이 정정 문자마저도 일괄 전송했다면 그 환자는 이후 다시 한번 ‘폐암 선고’를 받아야 할 테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병원 측의 부적절한 대응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공유됐다.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도대체 앞선 문자가 원래 크리스마스 축하 문자였다는 것은 뭐 하러 밝힌 것인가. 정말 생각이 짧은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