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매출이 둔화되고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13일 여러 버전의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고 AP통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 Y SUV의 일부 버전에 대해 거의 20% 가격을 내렸다. 이번 가격 인하로 모델 Y의 더 많은 버전이 3월까지 이용 가능한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테슬라는 가장 저렴한 모델인 모델3의 기본 가격도 약 6% 인하했다.
테슬라의 이날 가격 인하로 이전에는 거의 7만 달러였던 모델 Y는 이제 5만700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테슬라의 최저가 차량인 모델3의 시초가는 4만7000달러에서 4만4000달러 미만으로 인하됐다.
이미 연방 세액공제 대상이었던 모델3의 기준가격을 내리기로 한 것은 수요가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의 갑작스런 가격 인하 발표는 투자자들을 기쁘게 하기는커녕, 급격한 가격 인하로 인해 이날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가 장중 한때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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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해 초 이후 주가가 65% 이상 급락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판매 둔화가 지속될 것을 우려하며 일론 머스크 CEO의 변덕스러운 행동과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가디언은 “테슬라는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에 맞서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가격을 최대 5분의 1까지 인하했다”며 “미국 자동차 메이커(테슬라)는 2022년 판매를 40% 확대한 130만대로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를 제치고 세계 최대 순수 배터리 전기차 제조사가 됐으나 투자자들은 주요 시장의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테슬라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국과 전 세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위협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기차 총 판매량은 2021년보다 65% 가까이 급증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47개의 전기 자동차 모델을 판매했다. 오직 4개만이 테슬라였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EV 모델이 159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전체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테슬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S&P가 수집한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까지 이 수치는 71%로 감소했으며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40% 증가했고, S&P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세금 공제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주로 높은 배터리 비용 때문에 일반 자동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편이다. 게다가, 더 높은 대출 금리와 더 비싼 원자재는 구매자들에게 비용을 높게 유지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경쟁사들에게 전기차 판매를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