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영국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리더 로저 워터스가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비판을 받고있다.
8일(현지 시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러시아의 초청으로 이날 개최된 유엔 안보리에서 워터스는 우크라이나에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이에 우크라 대사관 측은 “벽에 있는 또 하나의 벽돌(Another brick in the wall·핑크플로이드의 대표곡명)”이라며 모스크바 당국의 선전 활동(프로파간다)을 비난했다.
워터스는 이날 우크라 사태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개최된 안보리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그는 러시아의 초청으로 참석했음에도 “자신은 다수의 인류인 ‘4억 명의 형제 자매’를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러 대표단의 초청은 워터스가 지난 4일 베를리너 자이퉁과의 인터뷰 이후에 진행됐다.
해당 인터뷰에서 워터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신중하게 통치하며, 러시아 연방 정부의 합의를 근거로 결정을 내린다”며 아낌없이 칭찬하고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서방과 우크라 측에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안보리에서 같은 노선을 고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워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이라며 “침공에는 이유가 없지는 않다 그래서 ‘프로보커터(도발자)’를 강하게 비난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유엔 주재 러 대사 바실리 네벤자는 워터스의 ‘불법 침공’ 언급을 무시한 채 미리 준비된 발언에 대해서만 “매우 정확한 분석”이라고 칭찬했다.
우크라 대사는 “워터스가 러시아의 허위 정보와 선전활동에 이용되는 것을 팬들이 보면 얼마나 슬퍼하겠냐”며 “기타나 계속 연주하시라”고 결론지었다.
워터스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기고, 러시아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서는 서방이 무기 지원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회색지대로 남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그는 “바이든 미 대통령과 비교하자면 푸틴이 더 낫다”며, 러시아를 왜 보이콧 하지 않는 지에 대한 질문에 “(보이콧은) 역효과인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유렵연합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고 규탄하자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실제로 줄였다.
유럽연합은 파리기후협약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이용해 서방국을 실제 압박한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워터스의 발언과 행동은 대중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