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기술로서 2040년대 이후 실용화가 기대되는 핵융합 연구에서 후발주자 중국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특허 출원 1위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일본의 지적재산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아스타 뮤제’가 미·일·유럽 등 30개국·지역에서 출원된 관련 특허를 집계해 2011~2022년 9월까지 공개된 1133건에 대해 실현성이나 권리의 잔존기간 등 특허 경쟁력을 점수화해 순위를 평가한 결과, 출원기업 및 연구기관 국적별로 중국(4만3156점)이 1위였다.
중국에 이어 미국(3만8145점), 영국(3만792점) 순이었고, 일본은 1만6566점으로 4위였다. 일본 다음으로는 러시아가 9821점으로 5위 안에 들었다.
핵융합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탈탄소 카드가 될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으며, 미래 에너지원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핵융합 발전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연료 공급을 중단하면 반응이 멈추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에 비해 안전상의 리스크도 억제하기 쉽고, 연료가 되는 중수소나 트리튬은 바닷물 등에서 생산할 수 있어, 핵융합 발전이 실용화되면 에너지원을 완전히 바꿀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핵융합 연구에서 후발주자지만 2015년 이후 유력 특허를 대폭 늘려 미국을 역전했다. 중국과학원이 가진 핵융합로 내벽에 사용하는 특수 세라믹 복합재료 기술은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 조직별 상위 20곳 특허 중 가장 평가가 높았다.
미국은 조직별 순위에서도 상위 20위 안에 가장 많은 7곳이 포함됐다. 미국은 주로 스타트업 등 민간 주도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2위인 헬리온에너지는 핵융합 반응에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얻는 기술 등의 특허를 보유했다. 구글도 18위를 차지해 핵융합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와 구조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0년대까지 특허 출원 수 등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했으나, 근래에는 중국에 바짝 쫓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기업의 상용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 9월 5000만달러(약 650억원)의 자금지원 방침을 밝히는 등 국가적으로 기술개발 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상위 20개 조직 중 반도체 제조기업인 하마마츠포토닉스가 5위, 도요타자동차가 7위에 올랐다. 조직별로 1위는 영국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인 토카막에너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