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장면을 들킨 신부와 수녀가 이를 목격한 동료 수녀를 도끼로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이 28년만에 밝혀졌다.
23일 BBC 뉴스에 따르면 인도법원은 22일(현지 시각) 동료 수녀 아바야를 살해한 혐의로 가톨릭 신부 토머스 코투어(69)와 또다른 수녀 세피(55)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아바야 수녀는 지난 1992년 인도 케랄라주 코타얌 마을의 수녀원 우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아바야 수녀가 동료 수녀와 신부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충격적인 진실이 28년만에 밝혀진 것이다.
인도 검찰은 “인도 역사상 최초로 신부와 수녀가 또 다른 수녀를 살해한 야만적 사건”이라고 했다.
28년전 경찰은 아바야 수녀의 죽음으로 자살로 단정짓고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재수사와 마음을 바꾼 목격자들의 진술 번복으로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아바야 수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1992년 3월 인도 코타얌의 성 비오 10세 수녀원의 우물이었다.
이날 아침 아침 수녀원 부엌에서 코투어 신부와 세피 수녀, 그리고 호세 푸트리카일이라는 또다른 신부 3명이 성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으며, 아바야 수녀는 이 장면을 목격했다.
그러자 코투어 신부와 세피 수녀는 아바야 수녀가 이를 폭로할 것을 우려해 도끼로 살해했으며 시신을 우물에 버렸던 것이다.
최초 수사에서 자살로 결론지어졌던 아바야 수녀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살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은 사건 1년 후인 1993년 인도 중앙수사국 CBI에 수사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CBI는 이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용의자의 윤곽이 드러난 것은 16년이 지난 2008년. 인도고등법원의 명령으로 재수사 이뤄져
코투어 신부와 세피 신부, 당시 현장에 있던 호세 푸트리카일 신부 등 3명이 체포, 기소됐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명 모두 법원의 보석허가를 받고 석방돼 이후 10년 이상 지루한 재판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이 아바야 수녀의 옷과 일기장 등 증거물을 고의적으로 파기해렸던 것이다.
이 사건을 20여년간 추적해 온 인도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과 관련, 카톨릭 고위 관계자들이 사건의 방향을 바꾸려 했으며, 재조사가 시작될 때마다 카톨릭 측은 카톨릭 이미지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발해왔다고 주장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