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양한 사건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졌다.
유명인의 소셜 미디어에 악성 댓글을 달거나 관심받기 위해 경솔하게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러한 것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 사회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이토 마사아키 일본 세이케이대 문학부 교수는 책 ‘플레이밍 사회'(북바이북)에서 비난·비방 등의 글이 빠르게 올라오는 것을 의미하는 ‘플레이밍’ 현상을 분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악성 게시물과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 괴롭힘) 등 플레이밍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오늘날 사회가 어떤 대립 구조와 분쟁 상황을 안고 있는지 살폈다. 사람들의 감정·욕망·이데올로기 등에 주목하면서 정치·경제 등의 동향을 파악해 플레이밍 현상의 사회적 의미와 맥락을 짚었다.
코로나19 여파에 일본에서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점포나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면 신고하거나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외지에서 온 자동차를 발견하면 흠집을 내는 등의 방법으로 징벌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은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드러내고 다양한 갈등과 분쟁을 유발했는데 그 배경에 있는 사회 상황을 분석했다.
플레이밍 현상과 소셜 미디어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상품 등에 장난을 치고 그 모습을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일명 ‘아르바이트 테러 소동’을 통해 어떤 행동과 과정을 거쳐 플레이밍이 일어나는지, 그 배경에 어떤 동기·욕구·사회 상황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아울러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등이 플레이밍의 타깃이 된 이유, 최근 새로운 움직임으로 자리잡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일명 ‘최애’를 비방하는 심리 등을 분석하고 그 배경에 있는 사회 상황을 논했다.
이토 교수는 “플레이밍은 특정 개인을 향하면 사람을 상처 입히거나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며 “특히 연예인 등을 향한 악성 댓글과 게시물은 단순한 반감이 아닌 그릇된 공감에 의해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밍은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