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가 등장해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문해력 논란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8일 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그 정도면 떡을 친다’는 말이 원래는 ‘그 정도의 곡식이 있으면 떡을 빚고도 남겠다 하는 말이지 않냐. 얼마 전에 누가 모임에서 ‘이 정도면 떡을 치죠’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부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분이 민망할 것 같아서 ‘다 같이 머리 씻는 시간을 갖자’고 했더니 그제야 웃음이 터지더라”고 회상했다.
작성자의 사연에 네티즌은 다양한 의견을 표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제 실생활 속에서 글자 그대로 절구에다 떡을 치는 상황을 만날 일은 없지 않냐. 특히 관용적 표현이라면 그런 행동 속에 숨은 비유적 의미를 읽어내기가 힘들어진 거다”, “시대가 변한 만큼 상스럽게 들리는 건 당연하다”, “표현의 원래 의미를 모를 수도 있는 건데 그걸 무식하다는 식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맥락의 인용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나라면 오히려 당황해서 뭐가 문제냐고 물어봤을 것 같다.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게 잘못됐다는 시선을 보내야지 왜 내가 겁을 먹겠냐”, “원래의 의미에 대한 상식은 없으면서 은어에 관한 지식만 가지고 있는 게 이상한 거다. 동음이의어가 뭔지 모르냐, 요즘 안 배우냐”, “언어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겠다. 말이 갈수록 천박해진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한국어기초사전은 ‘떡을 치다’라는 표현을 ‘양이나 정도가 충분하다’는 의미의 관용구로서 정의하고 있다. 예컨대 “이 식당은 음식을 푸짐하게 내주어서 삼 인분만 시켜도 네 식구가 다 먹고도 떡을 칠 정도였다”, “이 정도 돈이면 떡을 치고도 남는다” 등의 문장에 응용할 수 있다. 다만 ‘떡을 치다’라는 말은 성관계를 일컫는 속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하며 문해력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표현이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떡을 치다’라는 표현의 뜻 중에 ‘충분하다’는 의미도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당시 작성자는 “구어체를 사용하는 일상에서는 오히려 선정적인 맥락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 너무 저속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