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최고경영자(CEO)가 ‘제로(0) 금리’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29일 CNBC에 따르면, 픽 CEO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 금융 CEO 패널로 참석, “금융 억제, 제로 금리, 제로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픽 CEO는 “금리는 더 높아질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역사의 종말’은 끝났고, 지정학적 긴장이 도래해 수십 년 동안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픽 CEO가 언급한 ‘역사의 종말’은 세계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1992년 집필한 책으로, 영원할 것 같았던 국가와 이념 간의 갈등은 ‘냉전 종식’이란 선언과 함께 사라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픽 CEO는 “팬데믹과 제로 금리로 인해 소규모 기업이 별다른 사업 계획 없이 상장할 수 있었다”면서 그 후로 약 18개월 동안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침체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책 변동을 통해) 좀 더 정상화된 리듬처럼 느껴진다”며 “이는 기업을 상장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소비 둔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를 0%에 가깝게 내린 바 있다.
이후 경기 과열 및 거품 경제 문제가 발생하자, 2022년 3월부터 약 18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500bp(1bp=0.01%p) 인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5.25%~5.50%로 인상한 것을 끝으로, 금리 동결로 정책을 조정해 8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지난달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75~5.00%로 낮췄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인하 조처였다.
연준은 내달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투자자들은 현재 스몰컷(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스몰컷 기대감은 98.9%에 달한다. 빅컷(기준금리 50bp 인하) 기대감은 1.1%이며,동결 기대감은 0%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픽 CEO와 같은 자리에 참석해 “(연내) 적어도 25bp 인하를 생각하는 게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이 많아, 물가와 고용 시장 간 균형을 원하는 연준의 입장에선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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