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수익률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 주식 시장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동하고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랜 기간 투자 시장을 주도해 온 원칙인 “주식 시장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 속에 주식 시장만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시장에 자리 잡아왔지만, 금리 인상으로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4%에 육박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앞서는 기업은 16%를 넘지 못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가진 기업도 20% 미만에 그쳤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노던트러스트자산관리의 케이티 닉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했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내가 정말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는 때”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올해 하락세가 지속됐다.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8% 하락했다.
향후 주식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서 오는 20~21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WSJ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은 이번 FOMC에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앞서 연준이 정책 선회에 나설 것이라 예상했던 투자자들도 이제는 향후 금리 전망에 관한 명확한 신호를 전달하길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나빌리에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빌리에 회장은 “연준의 발표가 모든 것이 될 것”이라며 “터널 끝에 빛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목표 금리 수준도 시장의 관심사다.
팩트셋에 따르면 채권 시장에서는 연준의 목표 금리가 내년 4월 4.41%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는 목표 금리를 4.5~4.75%로 예상했으며, 도이치방크는 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