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세계 최대의 ‘좀비기업’ 집결지로 떠올랐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면서 아시아 경제 전체의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IMF가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인용해 한국과 중국,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좀비기업이 차지하는 부채 비중이 전체 기업부채의 21.4%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좀비기업은 통상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자체 수익으로 생존하기 어려운데도 은행의 대출 연장이나 금융 지원에 의존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FT에 따르면 아시아의 기업부채는 2025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07%에 달해 세계 평균과 신흥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국의 상황이 심각하다. 중국 상장기업의 12.5%가 이자 지급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며, 대기업의 약 30%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은행일수록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을 계속 연장하는 경향이 있어 좀비기업 문제가 더욱 고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실기업의 채무가 실제 부실자산으로 현실화될 경우 약 23%는 채무 탕감이나 구조조정이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좀비기업의 증가가 금융권의 부실 위험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IMF는 일본이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었던 이른바 ‘잃어버린 수십 년’과 유사한 상황이 아시아에서 재현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다만 21.4%는 한국만의 수치가 아니라 조사 대상 아시아 10개국의 기업부채를 합산한 비중으로, 한국의 개별 좀비기업 비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 경제가 막대한 기업부채와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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