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유명 골동품상 수십년 동안 가짜 물건 판매
뉴욕 맨해튼에서 30년 이상 장사해온 유명 골동품상이 가짜로 골동품을 만들어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인근에 있는 메르다드 사디 골동품 상점 주인인 사디가 법원 증언에서 “자신이 판매한 많은 골동품들이 정교하게 만든 가짜”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그는 맨해튼의 주최고법원 법정에서 읽은 성명서에서 “지난 30여년 동안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수집가들에게 수천개의 가짜 골동품을 팔았다”면서 “너무 돈욕심을 부렸다” 밝혔다.
그가 판매한 가짜 골동품들은 해외에서 발굴돼 뉴욕으로 들여온 수백 년 이상된 공예품들이 아니며 상점 뒤 골방에서 대량으로 만들어낸 가짜라고 수사관들이 밝혔다.
그가 만들어 판 가짜 골동품들 가운데는 고대 동전, 석관 덮개에 있는 얼굴 모습, 선사시대 화석 등 다양했으며 모두 진품이라는 감정서를 붙여서 팔았다. 또 골동품상 홈페이지에는 “몇 년 동안 그에게서 산 모든 물건들이 기대 이상”이라는 등의 고객들의 칭찬이 담긴 글들이 가득했다.
사디는 7건의 위조와 중절도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 지방검사실은 전과가 없는 사디에게 5년의 보호관찰과 평생 “진품이든 가짜든” 모든 골동품거래 금지형을 내리도록 요청했다.
사디는 자신이 사기를 친 것을 감추기 위해 전문회사와 계약해 구글 검색 결과와 온라인 리뷰에서 그가 판매한 물건이 정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삭제하도록 했으며 자신의 골동품상에서 물건을 산 고객들이 좋은 리뷰를 남긴 것처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지난 8월 사디가 체포된 직후 검찰은 그가 올린 막대한 수입을 근거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가짜 골동품을 퍼트린 것으로 추정했다.
사디 골동품상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사디는 1978년 우편으로 골동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1982년 맨해튼 5번로 31번가에 있는 건물 상층부로 이사했다. 이곳에서 사디는 아나톨리아, 바빌론, 비잔틴, 그레코-로마,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등지에서 출토됐다는 가짜 골동품을 판매해왔다.
검찰은 고객을 위장한 연방수사관이 사디 골동품 상점에서 투탄카멘왕의 죽음을 묘사한 금 목걸이와 로마시대 여인 머리 모양의 대리석 조각품을 각각 4000달러(약 480만원)에 샀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지방검사실과 국토안보부 수사관이 골동품상을 수색해 상점 뒤 방에 가짜로 만드는 여러 단계에 있는 수천점의 가짜 골동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방검찰 골동품거래팀 책임자 매튜 보그다노스는 지난 8월 사디가 대량생산된 가짜 골동품을 옛날 물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광을 내고, 페인트 칠을 하며, 사포질을 하는 등 일종의 일관 공정을 갖췄다고 밝혔었다.
사디는 12일 법정에서 자신이 판매한 물건들이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찾아낸 고대 보물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페인트칠, 화학처리, 분진 입히기 등으로 고색을 입혔다”고 시인했다.
사디의 범죄행각은 도굴된 골동품을 거래하는 딜러들이 “그가 가짜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수사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