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플라시도 도밍고의 이름이 아르헨티나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성매매 조직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또 다시 떠올랐다고 수사당국이 밝혔다.
도밍고는 2019년 부터 3년 동안 미국에서 수 많은 성희롱과 성추행 사건 피해 여성들에게 고소 고발을 당해왔지만 이번 아르헨티나 사건에서는 특별히 기소된 죄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에 참가한 수사관은 AP통신에게 “이번 사건에서 플라시도 도밍고는 범죄를 저지르거나 성범죄 조직에 가담한 것은 없으며 성매매에 연루된 고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성매매는 불법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요가 학원을 대상으로 수 십차례의 단속을 실시했다. 이 곳의 지도자들이 제한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거의 노예노동에 가까운 성 착취 행위”를 계속해 왔다고 검찰 수사기록에는 나와 있다.
이 성매매 조직은 아예 아르헨티나와 미국에 기업형태의 조직을 거느리고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뉴욕 등 3개 도시에 지사까지 차려 놓고 성매매 관련 불법 활동을 해왔다.
지금까지 아르헨티나에서 19명이 체포되었고 3명이 아직 수배 중이다. 그 밖의 4명은 미국 내에서 수배중이다.
도밍고는 최근 사건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으며, 그의 대리인들도 언론의 질문에 대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사당국이 입수한 한 통화기록에는 그가 4월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여러 차례 공연을 하는 동안 이 성매매 조직원 가운데 수사나 멘델리에비치란 여성과 만나기로 약속한 사실이 녹음되어 있다.
이번 수사 대상인 조직에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과거에 도밍고와 협연한 사람들도 연관되어 있다. 아르헨티나의 피아니스트인 멘델리에비치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익명의 수사관에 따르면 그녀는 이 조직의 성착취 활동 책임자로 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통화기록에는 도밍고로 밝혀진 남성이 자기 일행들에게 들키지 않고 호텔방으로 들어오라며 자세한 방법을 알려주는 대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도밍고는 만찬이 끝난 뒤 헤어져서 따로 따로 호텔방으로 올라가자고 했고 멘데리에비치는 성매매조직 보스인 후안 페르코비치(84)에게 도밍고의 매니저들이 모르게 호텔방에 들어가 밤을 보낼 것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그녀는 그에게 도밍고와 뉴욕에서도 만난 사실을 보고했다.
이 성매매 조직은 이 같은 방법으로 주로 성매매 활동을 통해 월 5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 같은 조직에게 돈을 받고 성매매에 나섰던 여성들 가운데에는 아직 어린이였거나 10대였을 때부터 성착취를 당한 여성들이 대부분이라고 검찰 기록에 밝혀져 있다.
이 조직은 미국에서 아르헨티나로 성매매를 하러 오게 하거나, 여성들을 이웃 우루과이나 미국으로 파견해서 매춘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이런 조직들은 1990년대에 대대적인 수사를 받았지만 재판까지 가기도 전에 수사가 중단되었다.
현재 81세인 도밍고는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명성을 날렸던 성악가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20명이 넘는 여성들이 그를 고발하는 바람에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되었고 AP통신도1980년데에서 2000년대에 걸쳐 도밍고가 저지른 성폭행과 성추행 등 성비리에 대해서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미국 뮤지컬예술가 조합과 도밍고가 음악감독으로 있던 로스앤젤레스 오페라단은 자체 조사 결과 도밍고에 대한 성범죄 혐의가 대부분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때문에 미국에서는 도밍고의 공연과 공적 활동이 모두 금지되었지만, 그 후에도 도밍고는 유럽과 남미 지역의 초청으로 순회공연을 계속하면서 의심스러운 성적 행각도 계속했다.
도밍고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현재 멕시코에서 공연중이며 이 달 후반에는 이탈리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