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1개월 동안 진행한 월드투어를 성료했다. 동시에 수익이 20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9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는 149회 공연을 통해 티켓 수입만 약 20억7761만8725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디 에라스 투어’는 이미 투어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까지 북미·남미 투어 60회 만으로, 전 세계 대중음악 콘서트 투어 사상 최초 매출 10억 달러(약 1조3275억원)(미국 공연 산업 전문지 폴스타(Pollstar) 집계)를 돌파했다. 당분간 ‘디 에라스 투어’ 매출 기록을 깨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 숫자는 콘서트 제작사인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링이 뉴욕 타임스에 처음으로 확인시켜준 것이다. 그간 ‘디 에라스 투어’ 티켓 매출은 추정치였다.
스위프트의 투어링 회사에 따르면 총 1016만8008명이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각 좌석이 약 204달러에 판매됐다는 것을 뜻한다. 콘서트 업계 출판물인 폴스타를 참고하면 작년 전 세계 상위 100개 투어의 업계 평균인 131달러를 훨씬 웃도는 숫자다
스위프트 이번 콘서트 투어 중 회당 가장 많은 관객이 모인 곳은 올해 2월16일 호주 멜버른으로, 9만6006명이 모였다. 스위프트가 어떤 장소보다 더 많이 공연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선 8일간 공연했다. 이를 통해 75만3112명이 모였는데, 이는 시애틀에 사는 사람들과 거의 비슷한 수치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런데 티켓 수익은 투어 수익의 전체가 아니다. 굿즈 판매 수익도 막대하다. 특히 공연장 밖에서 판매하는 굿즈는 콘서트 티켓이 없어도 구매가 가능하다.
‘디 에라스 투어’는 무엇보다 숫자를 넘어 스위프트를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 대규모 이벤트로 평가 받는다. 스위프트는 1960년대 비틀스나 1980년대 전성기의 마이클 잭슨 수준의 문화적 상징으로 만들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스위프트의 모든 무대 발언, 의상 체인지, 무대 뒤 목격담은 소셜 미디어와 주요 언론에 철저히 기록됐다. 크고 작은 뉴스 매체가 스위프트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매번 분주했다.
2022년 11월 이번 투어 첫 예매 당시 티켓 파동도 발생했다. 티켓 판매처인 티켓마스터는 티켓에 대한 온라인 요청이 35억 건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그 중 많은 수가 암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해당 문제는 작년 1월에 상원 사법 청문회로 이어졌다. 양당의 의원들은 티켓마스터의 모회사인 라이브 네이션을 독점이라고 규정했다. 올해 법무부는 라이브 네이션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팬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우정 팔찌를 교환하는 것도 이번 투어의 상징 중 하나였다. 스위프트가 지난 2월10일 도쿄 콘서트를 마치고, 같은 달 11일 연인 트래비스 켈시(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출전하는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 대회를 보기 위해 날아가는 과정이 모두 보도됐고 영화보다 더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스위프트는 이번 투어를 작년 3월1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출발했다. 스위프트는 회차마다 휴식없이 3시간15분 동안 40곡이 넘는 노래를 불렀다. 특히 ‘디 에라스 투어’가 열리는 지역마다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분석이 나왔고, 이로 인해 스위프트의 이름과 성을 딴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 또는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밴쿠버 관광청은 현지에서 다섯 차례 열린 이번 스위프트 콘서트 시리즈가 지역에 약 1억5700만 달러(약 2250억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밴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경영대학 재릿 본(Jarrett Vaughan) 교수는 “도시가 뒤집혔다. 한 사람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정말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예 매체 피플에 따르면, 스위프트가 이번 디 에라스 투어에서 근무한 모든 사람에게 지급한 보너스는 약 1억9700만달러(약 28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공연 수입의 약 10%에 달하는 금액이다. 무대와 긴밀하게 연관된 스태프는 물론 트럭 운전사, 케이터링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태프들이 보너스를 받았다.
미국 빌보드는 최근 스위프트를 ’21세기 최고의 팝스타’ 2위로 꼽았다. 빌보드는 스위프트가 컨트리로 경력을 시작해 팝계 최고의 인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날카로운 가사, 이웃집 소녀의 같은 친근함, 낭만주의를 존중하는 태도를 꼽으며 여성 아티스트가 노골적으로 섹시하고 유연해야 한다는 이전 문화를 거부함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봤다.
특히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을 네 번 수상한 유일한 뮤지션이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진입 곡 수는 두 번째로 많다고 짚었다.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선 1위 앨범을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매출 10억달러 돌파…팝스타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