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디 가가의 ‘리틀 몬스터’들이 월요일 밤, 잉글우드의 기아 포럼에서 열린 ‘메이헴 볼(Mayhem Ball)’ 투어 첫 공연에서 뜨겁게 춤을 추며 열광했다.
“오페라 하우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그녀는 팬들 앞에서 외쳤다. ‘몬스터’는 가가 팬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별명이다.
이번 메이헴 볼은 2022년 열린 크로마티카 볼 이후 그녀가 선보이는 대형 투어다.
공연 무대는 실제 오페라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세트로 꾸며졌으며, 전반적인 테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가는 이번 공연에서 유령이자 주인공을 동시에 맡아 무대를 이끌었다.
이번 오페라는 총 다섯 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막은 그녀의 20년에 가까운 음악 경력을 대표하는 곡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공연은 2011년 발매된 앨범 Born This Way 수록곡 ‘Bloody Mary’로 힘차게 시작됐다. 한때 팬들만 알던 이 곡은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에서 주인공 제나 오르테가가 추는 댄스 장면이 바이럴 되며 틱톡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재조명된 바 있다.
분위기가 달아오른 뒤, 가가는 바로 ‘Abracadabra’를 부르며 본격적인 파티를 시작했다.
이번 투어는 그녀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 Mayhem 발매 이후 시작된 것으로, 그녀는 팬들이 좋아하는 히트곡들도 세대에 관계없이 아낌없이 선보였다.

1집 The Fame(2008)의 ‘Just Dance’, ‘LoveGame’, ‘Summer Boy’와 같은 초기 히트곡은 물론, ‘Alejandro’, ‘Poker Face’, ‘Paparazzi’, ‘Born This Way’, ‘Shallow’, ‘Applause’ 등 대표곡도 빠짐없이 무대에 올랐다.
또한 Mayhem에 수록된 신곡 ‘Garden of Eden’, ‘Zombie Boy’, ‘Shadow of a Man’, ‘Killah’ 등도 선보이며 공연을 풍성하게 채웠다.
첫 90분 동안 관객들은 가가의 복장 변경 시간에도 자리에 앉지 않고 무대를 즐겼으며, 밴드와 댄서들이 그 사이도 끊임없이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 분위기가 잠시 차분해진 것은 그녀가 영화 스타 이즈 본(2018)의 OST ‘Million Reasons’와 ‘Shallow’를 부를 때였다. 이어 가가는 피아노로 다가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Die With a Smile’을 연주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후, 가가는 무대에서 관객을 향해 “월요일 밤이라 걱정했는데, 여러분 정말 대단해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녀는 이어 감성적인 고백도 덧붙였다. “제가 뉴욕에서 LA로 이사 온 건 19살 때였어요. 쉽지 않았어요.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모두가 저를 믿지는 않았지만, 여러분은 오늘 밤 정말 저를 믿어줬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참았다.
그녀는 ‘Mayhem’ 앨범 수록곡 ‘Vanish Into You’를 부르며, 평소 팬들에게 바치던 이 곡을 이날만큼은 관객석에 있던 조카들에게 헌정했다.
“이 노래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했어요. 오늘 밤만큼은 팬분들과 함께 이 노래를 아이들과 나눠줄 수 있을까요? 제 가족이 없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언젠가 저는 여러분 하나하나에게 스며들 듯 사라질 거예요”
그녀는 무대를 돌며 노래를 부른 뒤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러나 가가의 공연이 ‘Bad Romance’ 없이 끝날 리 없었다.
공연이 끝난 듯,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이 흐르고 조명이 꺼졌지만, 갑자기 그녀가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을 지우며 ‘How Bad Do You Want Me?’를 부르기 시작했다. 곡이 이어지면서 댄서들이 하나씩 다시 무대로 돌아왔고, 이어 ‘ArtPop’(2013) 앨범의 ‘Swine’이 깜짝 앙코르로 펼쳐졌다.
이번 투어는 매 공연마다 마지막 곡이 달라 팬들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뒤, 가가는 무대를 떠나며 “사랑해요 LA, 이제 다 집에 가!”라고 외쳤다.
‘메이헴 볼’은 8월 1일, 2일에도 기아 포럼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레이디 가가의 메이헴 볼 티켓은 Ticketmast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