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올해 에미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영화·드라마는 전 세계 콘텐츠 중심이라는 미국과 유럽 주요 시상식에서 모두 상을 받아내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특히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 시상식, 에미 시상식을 최근 3년 내에 모두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첫 번째 나라가 됐다.
우선 배우 이정재가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음으로써 한국 배우들은 미국의 영화·드라마 주요 시상식은 물론이고,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3대 영화제 중 최고로 꼽히는 칸국제영화제에선 2007년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올해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선 2017년에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차지했고,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선 1987년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모두 받은 나라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 영화·드라마 시상식 중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행사는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그리고 에미 시상식이다. 한국 배우들은 이 3개 시상식에서도 모두 연기상을 받는 데 성공했다. 아카데미에선 지난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 초 골든글로브에서는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정재가 에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들어올렸다. 이 3개 시상식에서 모두 연기상을 받은 나라 역시 아시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세 배우 모두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를 하고도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배우들 뿐만 아니라 한국 감독들도 유럽의 칸·베를린·베네치아, 미국의 아카데미·골든글로브·에미에서 모두 상을 받아냈다. 칸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2019년 황금종려상을,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심사위원대상과 올해 감독상을 받았다.
임권택 감독은 2002년 감독상을 차지했다. 베네치아에선 김기덕 감독이 2012년 황금사자상을 들어올렸다. 베를린에서는 홍상수 감독이 올해 심사위원대상을, 지난해 각본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김기덕 감독이 2004년에 감독상을 차지한 적이 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봉준호 감독이 작품·감독·각본상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역시 봉 감독이 감독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에미에서는 올해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차지했다. 봉준호·황동혁 감독 모두 아시아 감독 최초 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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